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했던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3자 회동’에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대표에게) ‘나하고 먼저 만나자’고 다시 얘기하는 바람에 그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25일 말했다.
이 수석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수석은 여야 대표 회동이 먼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민주당의 ‘3자 회동’ 제안을 에둘러 거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수석은 또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간 회담을 ‘영수(領袖) 회담’이라고 표현하는 데 대해서는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이 수석은 “누누이 얘기했지만 영수는 없다”면서 “옛날에 대통령이 여당의 총재일 적에 영수회담이라는 말이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이 수석은 이어 “대통령은 지금 당의 당원”이라며 “당대표와 대통령의 만남, 차라리 그렇게 순수하게 얘기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내각 총사퇴’를 촉구하면서 ‘3자 회동’을 제안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이 수석은 윤 대통령이 사우디·카타르 순방을 마친 뒤 여야 원내내표 등을 만나는 방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수석은 지난 5월 12일 윤 대통령과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한 의장단 만찬 때를 거론하면서 “김 의장이 (당시) ‘양당 원내대표와 국회 상임위원장들이 참석하는 식사를 국회의장이 마련하겠다’면서 ‘참석해주시면 좋겠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고, 대통령이 ‘기꺼이 가겠다’고 했다”면서 “당시 민주당에서 그걸 못 받았고, 그래서 성사가 안 됐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그러면서 “대통령이 그 부분(국회의장단·여야 원내대표·국회 상임위원장 회동)은 언제든 찬성하실 것이라고 본다”며 “아직 최종 결정이 안 됐기 때문에 의장이 판단하고 양당에 의논하시지 않겠나. 연락 주시면 대통령도 가실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민지 박성영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