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산하 일부 공기업이 올여름 전기를 1년 전보다 더 쓴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업·공공기관 중 산업통상자원부의 전기 절약 목표를 달성한 곳은 7.3%에 불과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KDN의 올여름(7월 1일~9월 30일) 전력 사용량은 1년 전에 비해 증가했다. 산업부는 여름철을 대비해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화 추진방안’을 수립하고 7~9월 3개월간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전기를 덜 쓰라는 지시를 내렸다. 한전의 재무 상태 악화를 막기 위한 조치였는데, 오히려 한전 산하 공기업이 이를 따르지 않은 것이다.
스마트계량기(AMI)로 데이터 집계가 가능한 423개 공기업·공공기관 가운데 목표치를 달성한 곳은 31곳(7.3%)에 그쳤다. 서울 서부지검과 서울경찰청 등 검·경 뿐 아니라 정부청사관리본부, 한국전기안전공사 등도 전력 사용량이 1년 전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각 기관에 설치된 AMI 부족으로 정작 한전은 이번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산업부가 있는 정부세종청사에 설치된 AMI가 한 대에 불과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정부는 에너지를 지난해보다 덜 쓰면 돈으로 돌려주는 캐시백 정책을 지난 6월부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지난 6일 기준 에너지 캐시백을 신청한 가구는 76만2000가구였다.
그러나 정작 에너지 캐시백에 가입한 한전 4급 이상·산업부 과장급 이상 직원 비율은 9월 초 기준으로 각각 36%, 32.7%에 그쳤다. 양 의원은 “에너지 절감 정책을 추진하고 집행하는 공공기관 직원들의 캐시백 가입이 저조한 점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