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24일 “이번에 다 바뀌어야 한다”면서 “모두 다 내려놓고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이틀 연속 ‘바뀌어야 한다’와 ‘내려놓고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23일에도 이건희 삼성 회장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와이프하고 아이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 국민의힘에 있는 많은 사람이 내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혁신을 주창하는 인 위원장이 ‘공천 룰’까지 메스를 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 위원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역할은) 기초를 다지는 것”이라며 “당을 위한 기초, 그리고 더 크게는 (국민들이) 피눈물같이 대한민국을 살아가는데 그 기초를 다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원 인선과 관련해선 “지금 그게 제일 큰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비윤(비윤석열)계도 혁신위원에 포함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모두 다 내려놓고 통합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성과 청년, 원외, 호남 인사들이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 구성을 가급적 26일까지 마치고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번 주 내에 발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인 위원장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혁신위원장을 추천했다는 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인 위원장은 김 위원장과의 친분에 대해선 “사모님(배우 최명길씨)하고 친한 사이다. 그런 뜻 외엔 아무것도 없다”면서 “존경하는 김대중 때 선배님”이라고 설명했다.
‘인요한 혁신위’를 둘러싼 최대 관심사는 총선이 5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공천 룰’에 손을 댈지 여부다.
윤희숙 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혁신위에서 공천 룰을 정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김기현 대표나 용산이 무시할 수 없는 합리적이고 공정하고 단호한 룰을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도 YTN라디오에서 “인요한 혁신위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합리적인 공천 룰도 제시해준다면 지도부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혁신위가 당내 갈등을 촉발시킬 수 있는 공천 룰을 지금 시점에서 논의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한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은 통화에서 “혁신위가 공천 룰을 건드리면서 산으로 가선 안 된다”며 “위기 때마다 공천 룰을 손 보겠다고 하는데, 지금 이미 엄격한 룰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있는 룰을 잘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도 “시기적으로 이르다”면서 “혁신위가 공천 룰까지 건드리면 애초 혁신이라는 목적과는 다르게 당 내분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이만희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혁신위와 비상대책위원회의 성격은 다르기 때문에 혁신위에서 공천 방향이 아닌, 공천 룰까지 세세하게 언급할지는 알 수 없다”며 “만약 혁신위가 공천 룰까지 세팅하기로 했다면 당은 당연히 보조를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지 박성영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