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의 새 주인 찾기에 기존과 다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연내 매각’ 방침을 거듭 밝혀온 산업은행이 이전과 다른 의견을 내놨다.
강석훈(사진) KDB산업은행 회장은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HMM 매각과 관련해 “적격인수자가 없다면 반드시 매각할 이유가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의 “HMM 매각을 두고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 매각에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는데 만약 적격인수자가 없다고 판단되더라도 이번 입찰을 통해 반드시 매각할 건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그간 연내 HMM 매각을 마무리하겠다던 입장에서 다소 달라진 것이다. 강 회장은 지난 6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매각 작업이 차질없이 수행되면 연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재계에선 그간 유찰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동원산업, 하림·JK파트너스 컨소시엄, LX인터내셔널 등 3곳을 숏리스트(압축후보군)로 선정했는데, 이들 여력으론 HMM의 높은 몸값을 소화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다만 강 회장은 “현재 응모자들이 적격자가 아니다는 의미는 아니다”면서 “현재 인수 의사를 보인 기업들은 각 부문에서 굉장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해운업계는 강 회장의 발언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원론적인 입장이란 단서가 있지만 그래도 예정대로 매각을 진행한다는 입장에서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