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이건 꼭 사야해’… 車도 한정판이라면 완판 행렬

입력 2023-10-25 00:04
볼보 S60 다크 에디션. 볼보 제공

“9분 만에 완판.”

옷이나 신발이 아닌 자동차 얘기다. 볼보코리아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55대 한정 판매한 중형 세단 S60 다크 에디션을 9분 만에 완판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엔 ‘XC40 세이지 그린 에디션’이 내놓은 지 3분 만에 25대 전부 팔렸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한정판’이 인기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은 자동차 한정판 모델에 주머니 여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특히 수입차 업체가 한정판 마케팅 전략을 적극 활용하며 재미를 보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올해 한국 진출 20주년을 맞아 매달 한정판 모델을 내놓고 있다. 디자인에 특별한 의미를 담거나 개성 있는 색상, 사양 등을 적용해 제한된 물량만 판매한다.

지난달 출시한 ‘GLE 450’ 한정판 모델은 1시간 30분 만에 준비된 39대가 전부 팔렸다. 지난 8월 한정판 모델인 ‘GLC 300’ 34대는 1시간 만에 매진됐다. 한정판 차량 열풍은 가격을 가리지 않는다. 지난 1월 출시한 ‘더 뉴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580 블루스타 더스트 나이트’는 가격이 무려 3억원을 넘는데도 1시간30분 만에 24대 완판 기록을 세웠다. 벤츠는 지난 20일 ‘C300 AMG 라인 온라인 스페셜’ 판매를 시작했다. 20대만 한정 판매한다.

더 많은 소비자의 관심을 이끌기 위해 온라인 추첨을 활용하기도 한다. BMW코리아는 지난 5월 온라인 한정판 모델 ‘뉴 XM 퍼스트 에디션’ 8대를 추첨으로 판매했다. 2억5300만원에 달하는 가격에도 신청자 916명이 몰려 최종 경쟁률 115대 1을 기록했다.

BMW는 지난달에도 뉴 X5, i4 M50, i4 모델을 기반으로 한 한정판 차량을 출시했다.

아우디도 지난달 대형 세단 A8의 한정판 모델 ‘A8 50 TDI 콰트로 블랙 에디션’을 1억4038만원에 50대 한정 출시했다. 이탈리아 브랜드 마세라티는 MC20 첼로의 한정판 모델 ‘프리마세리에’를 한국에서 5대 한정 판매했다. 이 차량은 계약을 받기 시작하자마자 바로 판매가 완료됐다.

최근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소비심리는 위축되고 있지만 한정판 차량은 영향을 받지 않는 분위기다. 한정판 모델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높은 희소성 때문이다. 남들과 다른 제품을 소유한다는 점이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것이다. 일반 모델에 비해 출고 대기 기간이 짧다는 것도 장점이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 한정판 모델은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 올리는 장점이 있다. 끊임없이 새롭고 특별한 모델을 선보인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어서다. 고객의 충성도를 유지하는 효과도 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24일 “한정판 모델은 판매를 통해 거둬들이는 수익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남들은 없는 ‘나만의’ 제품을 갖고 있다는 만족감을 고객에게 준다는 건 브랜드에 매우 큰 가치”라고 설명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