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예수의 비유] <32> 잃은 드라크마

입력 2023-10-24 03:05
잃은 드라크마의 비유/도메니코 페티 작.

한 여인에게 드라크마가 있다
전부 열 개의 드라크마를 갖고 있다
그 여인은 열 개의 드라크마를
매우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긴다

하루는 열 개의 드라크마 중에서
한 개가 어디론가 없어진 걸 알았다
여인은 몹시 놀라고 당황하여
없어진 한 개를 부지런히 찾는다

등불을 켜고 샅샅이 집안을 뒤진다
구석구석을 쓸며 찾는다
마침내 여인은 드라크마를 찾았다
잃은 그 드라크마를 찾고야 말았다

드라크마를 찾은 여인은 너무나 기뻐
벗과 이웃을 불러 큰잔치를 벌인다
이처럼 죄인 하나가 회개하고 돌아오면
하나님의 천사들이 크게 기뻐할 것이다

이 비유는 예수님의 비유들 중 잃었다가 되찾은 세 개의 비유, 곧 ‘잃은 양’(눅 15:4~7), ‘잃은 드라크마’(눅 15:8~10), ‘잃은 아들’(눅 15:11~32)의 비유 중 하나다. ‘드라크마’는 당시 그리스(헬라)의 화폐 단위인데 로마의 화폐 단위인 ‘데나리온’과 같다. 1드라크마는 노동자 하루치 품삯이다. 그런데 여인이 잃어버린 드라크마 한 개는 모두 10개의 드라크마로 구성된 결혼지참금 중 하나다. 유대 사회에서는 남자가 여자를 아내로 맞이할 때 결혼지참금 형식으로 드라크마 열 닢을 줄에 꿰어 건네주었고, 여인은 그것으로 자기 머리를 장식하곤 했다. 따라서 잃어버린 드라크마 한 개는 액면 이상의 소중한 가치가 있었다. 여기서 이 비유의 강조점은 ‘소중한 것을 잃었다가 되찾은 기쁨’에 있다. 죄인 하나를 되찾는 것은 하늘나라의 큰 기쁨이 된다는 교훈이다.

김영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