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다시 한 번 충돌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살아 움직이는 수사를 말릴 수도 없는 것 아니냐”는 문재인 전 대통령 발언을 인용하며 야당 공세에 응수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 수사에 투입된 서울중앙지검·수원지검 검사가 총 50명이라고 보도됐는데, 50명은 울산지검 정도 되는 숫자”라며 “검찰이 아니라 ‘이재명특검팀’이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또 “(검찰은 이 대표를) 6차례 소환조사하고 376차례 압수수색했다”고 주장했다.
이 총장은 문 전 대통령의 집권 2주년 인터뷰 발언을 거론하며 “‘지난 정부에 대한 수사는 이번 정부에서 시작한 게 아니다. 그리고 살아 움직이는 수사를 말릴 수도 없는 것 아니냐’는 그런 표현을 쓰셨다”며 “저랑 비슷한 고민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적폐 수사’에 대한 문 전 대통령의 입장을 인용해 야권의 ‘표적 수사’ 주장에 항변한 것이다.
이 총장은 “지금까지 수사해온 (이 대표 관련) 사건들은 지난 정부부터 진행돼온 것”이라며 “제가 취임하고 새로 시작한 이 대표 수사는 위증교사 단 한 건”이라고 강조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민국 의정사에서 제1야당 대표가 이렇게 많은 범죄에 연루된 적이 있느냐”며 “이 대표 수사가 정치 보복이라는 데 동의하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야당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것을 두고도 비판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한 사람에 대한 무지막지한 검찰 탄압이 진행됐다”면서 “검찰이 국회 비회기에 이 대표에 대한 3차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떠돌아다니는 풍문을 말하시면 제가 답변드릴 도리가 없다”고 답했다. 그는 “30년 검사 생활을 하며 이렇게 힘든 수사대상은 처음 만났다. 야당 대표가 아니라 제1당 다수당 대표 수사가 이렇게 어렵구나. 하나하나 고비 넘기가 어렵구나 생각했다”며 “대한민국에서 의원 여러분처럼 어려운 분들은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1년 반 수사 결과가 초라하다”는 지적에도 “법원은 방어권 보장 위주로, 검찰은 범죄 혐의 중대성 위주로 판단해 달라진 것”이라고 답했다. 영장 기각 후 강성 보수단체로부터 고발당한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사건 관련해서는 “결론이 다르다고 판사를 압박하면 안 된다. 시급히 처리하라고 지시해 바로 각하 처분했다”고 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