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사우디가 추진 중인 네옴시티 등에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 도시건설 역량을 결합한다면 양국이 함께 미래 도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 리야드 네옴 전시관에서 열린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강조하면서 “한국과 사우디가 굳건히 다져온 토대 위에 기술 변화 및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인프라 경제협력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나드미 알 나스르 네옴 CEO의 안내를 받아 네옴 전시관 내 ‘더라인(The Line) 프로젝트’ 등을 소개하는 전시물을 직접 관람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에 서울의 44배 면적의 첨단 미래도시를 짓는 메가 프로젝트로 총 5000억 달러(676조2500억원)가 투입된다. 한국 기업은 네옴시티의 터널·건축 구조물과 항만 등 총 250억 달러(33조8250억원) 규모 6개 사업의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22일 한·사우디 정상회담에서도 네옴시티 등 메가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의 관심을 요청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모두 4건의 사업 계약 및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현대건설은 사우디 아람코와 24억 달러(3조2448억원) 규모의 ‘자푸라2 가스플랜트 패키지2’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현지 브리핑에서 “이번 계약으로 올해에만 사우디에서 총 86억 달러(11조6272억원)의 해외건설 사업을 수주하게 됐다”며 “이는 올해 해외건설 누계 수주액의 3분의 1 규모”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사우디 주택부와 1억 달러(1351억원) 규모의 디지털 플랫폼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윤석열정부의 국정과제인 ‘디지털플랫폼정부’의 수출 1호 계약이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킹사우드대학을 방문해 ‘청년, 미래를 이끄는 혁신의 주인공’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킹사우드대학은 1967년 사우디에 설립된 최초의 대학이자 빈 살만 왕세자가 졸업한 학교로 외국 정상 강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1970년대 고속도로 건설 등 인프라 협력으로 맺어진 한국과 사우디의 특별한 동반자 관계는 한국 경제발전의 중요한 발판이 됐다”며 “한국과 사우디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이끌어 가는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사우디 왕립과학기술원에서 열린 ‘한·사우디 미래기술 파트너십 포럼’에 참석해 에너지·디지털·바이오·우주 분야에서의 연구개발과 산업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 기간에 정무·경제·사회·문화·국제사회 등 양국 협력 분야를 총망라한 ‘한·사우디 공동성명’을 발표키로 했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에는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한반도 안보 등과 관련한 내용도 포함될 예정이다.
리야드=정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