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서울시 올림픽대로 일대에서 졸음운전을 하던 택시기사가 도로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들을 덮쳐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에도 올림픽대로·강변북로에서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서울시가 졸음운전 위험이 크지만 쉴 공간이 마땅치 않은 시내 자동차전용도로에 졸음쉼터 설치를 추진한다. 서울시는 23일 이런 내용을 담은 ‘자동차전용도로 졸음쉼터 설치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이달 내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림픽대로의 도로 연장은 43.1㎞, 강변북로 역시 29.4㎞에 달한다. 하지만 쉼터가 없어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위험이 크다. 2020년부터 3년간 올림픽대로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5건 중 2건이 졸음운전으로 인한 것이었다. 강변북로 내 사망사고 4건 중 2건의 원인도 졸음운전이었다. 쉼터가 없다 보니 운전자들이 차가 막히거나 졸릴 때 비상주차대에서 휴식을 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울시가 졸음쉼터 입지로 유력하게 검토하는 곳은 한강공원 일대다. 올림픽대로·강변북로에서 한강공원으로 이어지는 출입로는 대부분 공원과 연접한 방향(올림픽대로 김포방향·강변북로 구리방향) 위주로 있다. 또 진·출입로 대부분이 공원 이용객을 전제로 만들어져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단순히 쉬기 위한 목적으로 들어가는 운전자는 적은 편이다.
시는 운전자들이 졸음쉼터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화장실·소매점 등 휴게소 기능을 결합하고 진·출입로 역시 별도로 설치할 계획이다. 한강공원 내 쉼터가 설치되면 한강변 조망 명소 역할도 기대된다. 시는 현재 양화한강공원 일대 등 2~3곳을 설치 지역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설치대상 후보지와 조성방안 등은 용역을 통해 정해질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우선 사고 방지를 위해 시민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고 두 번째로는 경관도 좋고 휴게소 역할도 할 수 있는 곳이 어딘지도 살펴볼 계획”이라며 “다만 충분한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단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