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에서 올해 분양한 아파트 가격이 전용면적 84㎡ 최고가 기준으로 반년 만에 50% 가까이 오르며 14억원을 훌쩍 넘겼다.
필수인 발코니 확장비에다 시스템 에어컨 등 옵션 비용까지 더한 집값은 15억원에 육박한다. 공사비 인상 등에 따른 분양가 상승세가 갈수록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게시된 입주자 모집 공고를 보면 서울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 자이’ 분양가는 같은 전용면적 내 타입별 최고가 기준 59㎡ 9억3571만~10억892만원, 84㎡ 12억599만~14억4026만원으로 책정됐다.
이 아파트는 이문3구역 재개발 단지로 1만7000여 가구 규모로 조성하는 이문·휘경 뉴타운 내 사실상 마지막이자 최대 물량이다. 전체 4321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만 1467가구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분양 소식이 돌았던 이 단지는 일정을 미루고 미룬 만큼 이문·휘경 뉴타운 아파트 중 가장 비싼 가격을 달고 나왔다.
지난 8월 초 바로 맞은편에 분양한 이문1구역 재개발 대단지 ‘래미안 라그란데’(3069가구)는 전용 59㎡ 최고가가 8억8800만원, 84㎡는 10억9900만원이었다. 이 가격도 높지 않으냐고 했었는데 두 달 반 만에 59㎡는 1억2092만원(13.6%), 84㎡는 3억4126만원(31.1%) 오르며 앞자리가 크게 바뀌었다.
앞서 3월 말 전체 1806가구 중 700가구를 분양한 휘경3구역 재개발 ‘휘경자이 디센시아’는 전용 59㎡ 최고가가 7억7700만원으로 더 쌌다. 84㎡는 9억7600만원으로 발코니 확장비(1950만원)를 포함하더라도 10억원이 안 됐다. 이때와 비교한 분양가는 6개월여 만에 59㎡가 2억3192만원(29.8%), 84㎡는 4억6426만원(47.6%) 올랐다.
기간 대비 분양가 상승폭은 확대 중이다. 59㎡는 넉 달 만에 1억1100만원 올랐다가 이번에는 두 달 반 만에 1억2092만원 올랐다. 84㎡는 넉 달 만에 12.6%(1억2300만원) 올랐던 가격이 두 달 만에 31.1%(3억4126만원) 뛰었다.
분양가 상승 속도가 빨라지는 건 자재비와 인건비 등 공사비 인상 요인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오르는 분양가에도 높은 청약 경쟁률이 나오는 등 시장의 관용도가 커진 점도 큰 폭의 인상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앞서 분양한 단지는 공사비 인상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기도 했지만 시장 반응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어려웠다.
최근 서울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59㎡가 10억원, 84㎡가 14억원을 가뿐히 넘기고 있다. 23일 특별공급으로 입주자 모집을 시작하는 강동구 천호동 ‘e편한세상 강동 프레스티지원’ 전용 59㎡는 최고 9억8380만원에 나왔다. 일주일 앞서 분양한 인근 ‘더샵 강동센트럴시티’ 59㎡ 최고가는 10억2600만원이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