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가 준플레이오프(준PO) 첫 경기를 잡고 상위 시리즈 진출 확률 87.5%를 손에 넣었다. 살얼음판 투수전에 균열을 낸 건 시즌 타율 0.223의 대타 카드였다.
NC는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준PO 1차전에서 4대 3으로 신승했다. 역대 준PO 1차전 승리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적은 4번(12.5%)뿐이었다.
타격전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NC 선발 신민혁은 올 시즌 SSG전 4경기 평균자책점 6.57, SSG 선발 엘리아스는 NC전 3경기 평균자책점 7.53에 그쳤다. 홈런이 잦은 랜더스필드에서 1차전이 열린 점도 난타전 예측에 한몫했다. 둘 다 올 시즌 땅볼보다 뜬공을 많이 유도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경기는 투수전으로 흘렀다. 엘리아스는 최고 시속 151㎞의 속구와 예리한 체인지업·슬라이더를 섞어 7회까지 단 2피안타로 NC 타선을 봉쇄했다. 경쾌한 투구 템포에 정타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신민혁도 지지 않았다. 3회와 4회 두 이닝 연속으로 무사 1, 2루 실점 위기를 맞았으나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5⅔이닝 무실점으로 책임을 120% 완수했다.
승부의 균형은 막판 크게 요동쳤다. NC는 8회초 선두타자 출루 후 번트 작전이 실패해 1사 1루가 됐다.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을 위기였다. 강인권 감독은 대타 작전을 냈다. ‘감이 좋다’며 선발 라인업에 넣었던 오영수를 빼고 시즌 타율 0.223의 김성욱을 택했다.
승부수는 적중했다. 김성욱은 바깥쪽 낮은 스트라이크존으로 떨어지는 엘리아스의 초구 체인지업을 기다린 듯 걷어 올렸다. 높은 포물선을 그린 타구는 좌중간 담장 너머에 떨어졌다. 긴 0의 행진을 깬 한 방이었다.
SSG도 그대로 물러나진 않았다. 8회말 1점을 만회했고, 추가 2실점해 패색이 짙어진 9회말엔 하재훈의 투런포로 다시 턱밑까지 추격했다. 다만 끝내 동점은 나오지 않았다. 마무리 이용찬이 2사 후 대타로 나선 김강민을 삼진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SSG로선 승부처마다 잘 맞은 타구들이 번번이 야수 정면으로 향한 게 뼈아팠다. 앞선 8회말 1사 2, 3루 기회에서 최정이 때려낸 장타성 빨랫줄 타구가 대표적이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4득점으로 폭발했던 NC 타선은 엘리아스에게 막혀 고전했으나 8·9회 응집력 있는 타격과 주루를 선보였다. 박민우와 서호철이 멀티 히트로 첨병 역할을 해냈다. 마운드에선 신민혁 김영규 류진욱이 8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뒷문 불안은 옥에 티였다. 강 감독은 8회 대타와 관해 “그때 점수를 못 내면 힘들 것 같았다”며 “연습 때 좋아 보여 과감히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인천=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