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의 가운데 날인 수요일, 피곤하고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교회에 나오는 이유는 이 예배가 주중에도 하나님을 예배하도록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직장인 박민균(29)씨는 지난 18일 저녁 서류가방을 메고 교회로 향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올해로 4년째 매주 수요일 저녁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심했을 때를 제외하고 팬데믹이 끝난 뒤로는 회사에서 한 시간가량 떨어져 있는 교회에 매주 출석도장을 찍고 있다. 그가 수요예배를 드리는 교회는 젊은이들과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여의도침례교회(국명호 목사)는 2016년 6월 기존 수요예배를 청년세대를 위한 예배로 전환했다. 평소 여의도를 오가는 젊은이와 직장인이 많음에도 그들을 위한 예배의 자리가 없다는 점이 안타까웠던 국명호 목사가 고안해낸 예배(수요필워십)다. 청년 눈높이에 맞는 메시지와 음악, 영상세대의 눈에 맞춘 전면 LED 배경과 음향시설을 구비해 ‘젊은 예배’를 선보이고 있다.
이날 수요필워십 디렉터를 맡은 정진형 전도사는 ‘이 거친 정세와 불안한 신앙과 그걸 지켜보는 나’(막 13:3~13)를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청년맞춤형 설교에 주중임에도 110여명의 성도들이 현장에 참석했다. 온라인 참석자까지 합해 140여명이 동참했다.
찬양 인도자로 나선 밴드 몽니의 리더 김신의 간사는 ‘영적 전쟁’을 주제로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삶과 직장의 환경, 때로는 이 모든 것이 예배에 참석하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뽕나무로 올라간 삭개오처럼, 인파가 몰려도 다리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예수님의 옷자락을 잡은 혈루병 앓던 여인처럼, 크게 소리쳐 주님을 부르짖은 바디메오처럼, 수많은 장애물에도 포기하지 말고 주님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장에서의 일화는 현장 청년들의 공감과 웃음을 자아냈다. 김 간사는 “동료 뮤지컬 배우에게 교회에 다닌다고 하자, 동료가 ‘교회에 다니느냐, 반전 매력이다’ 하고 놀랐다”며 “이에 ‘응, 교회는 천사가 다니는 곳이 아니라 부족한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야’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한편 수요필워십은 CCM 음원 발매 사역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5월 발표된 ‘너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에 이어 다음 달 ‘기쁜 소식의 노래’를 선보일 예정이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