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가장 중요한 두 개의 명령은 전도와 이웃 사랑이라 믿는다. 48세에 귀국해 교회를 개척한 나는 처음 10년간은 전도 명령에 충실한 교회, 이후 10년은 이웃 사랑의 명령에 응답하는 교회를 세울 소망을 품었다.
지구촌교회를 개척하고 9년이 됐을 때 교단에서 가장 열심히 전도하고 선교하는 교회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감사했다. 선교사도 가장 많이 파송하는 교회가 됐다. 지구촌교회를 통해 파송된 선교사는 100명이 넘었고 협력 선교사들의 숫자까지 헤아리면 300여명이 되었다. 개척 당시 주님 안에서 교회가 품었던 소원을 그대로 이뤄주셨다.
이제는 이웃 사랑의 명령을 순종할 때가 됐다. 물론 개척 초기부터 각각의 목장에서 두 개 명령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단에서 계속 강조했다. 작은 목장교회도 교회의 사명을 수행해야 하니까. 그래서 목장원들이 보육원 사역을 비롯해 독거노인 장애인 교도소 사역 등을 활성화하며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관심을 두게 했다.
이런 사역에 눈을 뜨게 하는 데 도움을 주신 손봉호 교수님과 믿음의 형인 홍정길 목사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두 분의 도움으로 10년 가까이 밀알선교회 이사장으로 섬기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고귀한 인간군에서 사회적 약자들이 예외가 될 수 없음을 깊이 깨달았다. 하나님은 그들을 ‘편애하신다는’ 교육이 목회에서 이런 복지 사역을 가능하게 했다.
개척 9년이 되던 해 우리는 사회복지를 전공한 동역자를 중심으로 지구촌사회복지재단을 설립했다. 이 사역을 시작하면서 동역자가 될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도모했다. 경기도 용인·성남 관할 시청에 가서 우리 교회가 지역사회 복지를 하고 싶은데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했다. 관에서는 교회의 이런 접근에 기뻐하며 그때부터 좋은 동반자가 됐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사회복지기관이 12개가 됐다.
처음 수지에서 시작한 지구촌 노인복지센터와 장애인을 고용해 제빵 사역을 하는 지구촌보호 작업장, 대규모 분당노인종합복지관, 성남시 율동생태학습원(장애인 원예치료, 생태 체험) 등이 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에는 장애인을 위한 동탄아르딤복지관과 화성아름장애인보호작업장이 있고, 수지 지역의 수지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용인시 사랑의집,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그리고 장애인과 탈북민 등의 직업 알선을 위한 포이에마 로스터스, 블레싱 식당과 카페를 운영한다. 식당과 카페의 수익은 모두 다시 사회복지 기금으로 쓰인다.
이 기관의 대부분은 모범 사역장으로 전국에서 벤치 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장애인들에게 제빵 기술을 가르치는 한 교수님의 멘트가 생각난다. “장애인들에게 기술을 가르치는 데에는 일반인보다 3배 정도 힘이 드는데, 일단 배우고 나면 기계처럼 정확해요.” 한 장애인 부모가 아들이 월급을 타온 모습에 감정이 북돋아 눈물을 훔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정리=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