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500여명이 사망한 가자지구 ‘알아흘리 아랍병원’이 141년간 현지에서 복음과 의술을 전해 온 유서 깊은 기독병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는 18일(현지시간) “알아흘리 아랍병원은 1882년 영국 성공회 선교사들이 세운 곳으로 20세기 중반부터는 미국 남침례교(SBC)가 30년간 운영했다. 지금은 성공회 예루살렘 교구 소속”이라고 보도했다.
아랍어로 침례교를 뜻하는 ‘알마마다니’로도 불리는 이 병원은 가자지구 북부 지역 병원 22곳 중 하나다. 이들 중 유일한 기독병원으로 여성과 아동 등 취약계층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설립됐다. 1954년 SBC 국제선교부가 병원을 인수하면서 이름을 ‘가자침례병원’로 바꾸고 가자지구 유일의 간호학교도 열었다.
병원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 중에도 500여명의 팔레스타인 환자를 돌봤다. 지금의 이름으로 바뀐 건 70년대 후반 SBC가 성공회에 병원을 반환하면서부터다. 이번에도 팔레스타인인 수백 명이 이곳 안뜰에 피란처를 마련했다가 공습으로 화를 당했다. 성공회 예루살렘 교구는 참사 당일인 17일 “민간인을 향한 비인도적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국제 사회가 연대해 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