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성경을 읽다가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것이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해 보신 적 없나요. 성경에는 부담이 되는 말씀들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도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예수님께서 “하나님을 사랑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거라”라고 하셨다면 그래도 조금은 숨통이 트일 것입니다. 열심히 노력했는데 잘 안됐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예수님은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고 전부(마음·목숨·뜻)를 내어 걸고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명령하십니다. 하나님의 기준이 너무 높아서 숨이 막힙니다. 왜 이렇게 하나님은 지나친 요구를 하시는 것일까요.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말씀을 읽을 때 은혜가 되기보다는 부담만 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성경을 읽을 때 우리가 잘못된 렌즈로 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참 많은 성도가 성경을 율법의 렌즈로 읽습니다. 그런데 율법의 렌즈로 읽으면 모든 성경 말씀이 무엇인가를 ‘하라’ 또는 ‘하지 말아라’ 라는 행동강령으로만 보입니다. 그 많은 율법을 다 지키려고 하다 보니 율법의 무게에 짓눌려 숨이 막히고 죄책감만 밀려옵니다. 그럼 성경을 어떤 렌즈로 읽어야 할까요. 성경은 율법이 아닌 관계의 렌즈로 읽어야 합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보내신 사랑의 편지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을 관계의 렌즈로 보면 그 말씀을 주신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됩니다.
오늘의 본문 말씀을 관계의 렌즈로 다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눈에는 무엇이 보이십니까. 이 말씀을 주신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도록 다음의 상황을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만일 제가 옆집 아줌마를 찾아가 본문에서 예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신 것을 요구하면 어떻게 될까요. 이렇게 말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이제부터 아줌마는 전부를 내어 걸고 저만 바라보고 저만 사랑해야 합니다. 아시겠죠?”
그다음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따귀나 맞지 않으면 다행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번엔 옆집 아줌마보다는 좀 더 친분이 있는 교회 자매에게 말합니다.
“이제부터 자매님은 저만 바라보고 저만 사랑하셔야 합니다.”
어떻게 될까요. 역시 따귀나 맞지 않으면 다행이겠죠. 생각해보면 전부를 내어 걸고 오직 나만 사랑하라는 요구는 너무나 파격적이라서 옆집 아줌마나 교회 성도는 물론이요 제 어머니나 딸에게도 할 수 없는 말입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제가 이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딱 한 명 있기는 있습니다. 누구일까요? 바로 제 아내입니다. 제 아내에게는 이렇게 말할 수 있겠죠.
“여보, 당신은 나만 바라보고 나만 사랑해야 해요.”
이제는 말이 됩니다. 왜 그럴까요. 결혼한 사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본문에서 예수님이 “전심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라”라고 명령하셨을 때 의도하신 바가 무엇일까요. 오늘 본문 말씀은 하나님의 프러포즈입니다. 이 말씀은 오직 신부에게만 할 수 있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너무나 보배롭고 존귀하게 여기사 우리를 신부로 불러주신 것입니다. 이처럼 말씀을 관계의 렌즈로 보면 말씀이 부담이 아닌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오늘도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려서 주님과 즐겁게 동행하는 모든 성도님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김우준 목사(미국 토렌스 조은교회)
◇토렌스 조은교회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지역사회와 열방의 복음화를 위해 모든 성도가 함께 헌신하는 교회입니다. ‘모두가 제자되어 모두를 제자 삼는 교회’라는 비전을 중심으로 성도가 하나 되어 팬데믹 기간에도 복음을 전파하며 성장하는 건강한 공동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