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가뭄에 아마존강 수위 121년 만에 최저

입력 2023-10-18 04:07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에 있는 네그루강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16일(현지시간) 여객선 ‘알리안카 3호’가 강의 모래언덕에 좌초돼 있다. 아마존강의 지류 하천인 네그루강 수위는 극심한 가뭄에 1902년 측정을 시작한 이후 12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EPA연합뉴스

기록적인 가뭄이 닥친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 중심부의 강 수위가 1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항이 아마존강 지류 하천인 네그루강에서 운영하는 수위 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네그루강 수위는 13.59m로 기록됐다. 이는 1902년 측정을 시작한 이래 1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기존 최저 수위는 2010년 10월 24일의 13.63m였다.

브라질 과학기술부는 이러한 가뭄이 전 세계에서 극심한 기상 패턴을 유발하는 엘니뇨의 영향을 받아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과학기술부는 이달 초 성명에서 “가뭄은 엘니뇨의 영향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12월까지 지속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상 당국은 강의 수위가 앞으로 몇 주간 더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수위는 하루 평균 약 13㎝씩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조나스주에 따르면 이날까지 주민 48만1000명이 직간접적인 가뭄 피해를 봤다.

낮아진 강 수위 탓에 배가 다니지 못해 외딴 마을에서는 식량과 식수를 제때 공급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마나우스에서 64㎞ 떨어진 산타헬레나 두 잉글레스 마을에 사는 넬슨 멘돈사는 “사실상 (마을이) 고립된 상태여서 주민들에게는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높아진 수온으로 강돌고래를 비롯한 여러 어류가 폐사하는 등 생태계 훼손도 진행 중이다. 지난 9월 말 마나우스에서 서쪽으로 약 520㎞ 떨어진 테페호수에서 강돌고래 100여 마리의 사체가 발견됐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