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에 의한 억제력은 안정적 평화엔 한계… 소돔 구원하려 한 아브라함의 자세 필요”

입력 2023-10-17 03:06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이 16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에서 열린 ‘숭실대 개교 126주년 기념 통일 심포지엄’에서 강연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기독교인이라면 심판보다 구원에 방점을 둔 통일관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16일 ‘숭실대 개교 126주년 기념 통일 심포지엄’에서 “기독교인이라면 원수가 망해야 한다는 선지자 요나의 태도보다 악이 만연한 소돔과 고모라를 구원하려는 아브라함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와 북한 간 국력 차이가 40배 난다. 평화는 양보에서 오는 만큼 이번 정부가 평화를 위해 북한에 담대한 제안을 제시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국제정치학자인 김 전 원장은 이날 숭목회와 숭실대 총동문회, 숭실대 기독교통일지도자센터가 서울 동작구 숭실대에서 개최한 행사의 기조 강연자로 나섰다. ‘동북아 국제정서와 통일’을 주제로 강연한 그는 ‘평화를 통한 안보’를 강조했다. 김 전 원장은 “힘에 의한 억제력은 안보의 기본이지만 이를 통한 평화는 한계가 있다”며 “군비를 증강하더라도 대화에 나서며 상대를 관리해야 안정적 평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기조 강연자인 문승현 통일부 차관은 북한이탈주민의 국내 정착과 자립을 위해 한국교회가 협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문 차관은 “탈북민을 ‘먼저 온 통일’이라고 부르긴 하지만 아직 선입관이 남은 게 현실”이라며 “이들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세우는 데 기독교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명학교 등 여러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를 한국교회가 세운 것으로 안다. 앞으로도 교계가 탈북민을 위해 계속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윤석열정부의 통일 정책’을 발표한 그는 “기독교계뿐 아니라 기독사학인 숭실대도 탈북민 정착과 남북 간 화해 통일, 한반도 내 자유 가치 전파에 앞장서 주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