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수십년 만에 가장 위험… IMF·WB는 대체 뭐하나”

입력 2023-10-17 04:05
지난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이 가해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에서 건물들이 파괴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경제기구 수장과 재무장관들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따른 경제 충격을 잇달아 경고하고 나섰다고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이 대응을 전혀 하지 않고 무능력한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날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IMF·WB 연차총회에서 “세계 경제에 대한 중기 전망이 미적지근해지고 있다”며 “세계 경제에 새로운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고 말했다. IMF는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전 세계적으로 공공 부채가 증가하면서 장기적인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제이 방가 WB 총재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우크라이나 전쟁, 아프리카 내전과 함께 회의 성과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재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위협”이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갈등이 지역 전체로 확대되면 우리는 엄청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신뢰도 하락 등 다양한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3일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지난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 더해지며 에너지 및 식량 시장, 국제교역, 지정학적 관계가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세계는 현재 아마도 최근 수십년 새 가장 위험한 시기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IMF·WB 연차총회 이후 주요 20개국(G20) 중앙은행 총재 및 재무장관들이 발표한 성명에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며 “세계 금융 지도자들이 마비 상태”라고 보도했다.

한 G20 관계자는 “이스라엘·하마스 간 분쟁은 우크라이나 전쟁보다 훨씬 논란이 많아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