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1.5평이 7.5억… 강남 노후단지 상가도 ‘재건축 프리미엄’

입력 2023-10-17 04:03
이한결 기자

서울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노후 단지 내 상가도 ‘재건축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다. 거의 40년 전에 지어진 도곡동 한 아파트 지하상가는 ㎡당 매매가격이 1억5000만원에 육박했다.

16일 직방 집계를 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 우성상가 지하층 5.09㎡가 지난 8월 7억5000만원에 팔리며 ㎡당 가장 비싼 1억4735만원을 기록했다. 직방은 올해 전국에서 매매된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사례를 조사했다.

㎡당 매매가격 2위는 같은 우성상가 안에서 한 달 앞서 7억5000만원에 거래된 지하층 5.12㎡였다. ㎡당 1억4648만원에 팔렸다. 우성상가는 전국 상위 10곳 중 1~4위와 6위에 이름을 올렸다.


5위는 지난 6월 ㎡당 1억2944만원에 팔린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상가 1층 10.97㎡다. 1982년 지어진 이 상가는 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7~10위는 모두 93년생인 강남구 일원동 상록수아파트 단지 내 상가가 차지했다. ㎡당 가격은 5769만원(지하층 4.42㎡)부터 5216만원(1층 9.01㎡)까지 모두 5000만원대에 팔렸다.

이들 ㎡당 매매가격 상위 10곳은 모두 30년 이상 된 강남 지역 노후 아파트 단지 내 상가다.

최성헌 직방 매니저는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건축 지분 확보를 위한 재건축 투자 수요가 단지 내 상가에도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천·경기에서도 ㎡당 매매가격 상위 10곳 중 절반이 30년 이상 된 단지 내 상가였다. 85년 지어진 안양 만안구 안양동 벽산아파트 상가 지하층 9.22㎡가 지난 7월 ㎡당 2495만원인 2억3000만원에 팔리며 1위에 올랐다. 이어 93년 완공된 성남 분당구 분당동 건영아파트 상가 1층 17.40㎡가 4억2500만원에 거래되며 ㎡당 2443만원을 기록했다. 3, 4, 6위도 90년대 초에 문을 연 상가였다.

올해 지방에서 거래된 단지 내 상가 중 ㎡당 매매가격이 가장 비싼 사례는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91년 지어진 대우마리나아파트 지하층 9.02㎡다. ㎡당 2882만원인 2억6000만원에 팔렸다. 이 아파트 상가 지하층 9.02㎡는 올해에만 22건이 2억2500만원(㎡당 2494만원)에 거래됐다.

대우마리나를 제외하면 지방은 재건축 대상보다 일반 단지 내 상가 투자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