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치러진 폴란드 하원 총선거에서 야권연합이 과반 확보에 성공하면서 8년 만의 정권교체가 유력해졌다. 우크라이나와 곡물 수출을 놓고 갈등을 빚던 극우 성향의 여당이 교체되면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의 밀착이 더 강력해질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의 출구조사 결과 폴란드 야권연합이 이날 선거에서 53.2%를 득표해 과반 확보가 확실시된다. 야권연합 가운데 군소정당이 뭉친 시민연합(PO)은 31.6%를, 제3의 길(PSL)은 13.0%를, 신좌파당은 8.6%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야권연합은 하원의석 460석 중 248석을 차지할 전망이다.
반면 집권당인 민족주의 성향 법과정의당(PiS)은 36.8%를 득표할 것으로 예측됐다. 극우 정당인 자유독립연맹당의 득표율도 6.2%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두 정당이 손을 잡아도 212석에 그칠 전망이다.
야권연합을 이끄는 도날트 투스크 시민연합 대표는 이날 저녁 당원들에게 “민주주의가 이겼다. 폴란드가 이겼다”고 승리를 선언했다.
이날 선거 투표율은 72.9%로, 1989년 공산주의 붕괴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로이터는 이 같은 투표율이 극심한 양극화, 민주주의 후퇴, 여성 인권 침해, 생활비 상승에 관한 폴란드인들의 불만을 반영했다고 분석했다. 집권당 PiS는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수입을 막는 등 극우 민족주의 행태도 보여왔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폴란드의 강력한 지지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야권연합은 PiS를 몰아내고 유럽연합(EU)과 좋은 관계를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