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승객에게 누워서 여행할 수 있는 좌석을 제공하는 항공사가 나타났다. ‘세계 최초 프리미엄 레저 항공사’라고 소개한 이 회사는 다음 달 첫 비행에 나선다.
15일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스타트업 항공사인 비욘드(Beond)는 최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첫 번째 비행기인 에어버스 319-100을 공개했다. 이 항공기는 최대 16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데, 비욘드는 모든 승객이 누워서 여행하도록 하기 위해 내부를 개조했다. 대신 44명만 이용할 수 있다.
미슐랭 스타 셰프가 만든 고급 기내식을 맛볼 수 있고, 애플 아이패드를 이용해 영화 등을 시청할 수 있다. 직원이 사전 예약 시간에 집이나 호텔을 방문해 체크인을 돕는다. 고객의 수화물을 직접 가져가는 홈 체크인 서비스와 공항 교통편 등도 제공한다.
몰디브에 본사를 둔 비욘드는 오는 11월 9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공항에서 몰디브로 첫 비행에 나선다.
15일과 17일에는 각각 독일 뮌헨과 스위스 취리히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한다. 2024년 3월에는 두바이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도 출항할 계획이다. 목적지는 모두 몰디브다.
비욘드 항공편의 이용료는 왕복 기준 리야드발 2000달러(271만원), 스위스발과 뮌헨발은 약 3820달러(517만원)다. 12월 기준 리야드에서 몰디브 말레 간 비즈니스석 요금은 사우디아항공(2050달러)보다 조금 저렴하다.
비욘드는 고급 레저 수요를 공략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 두 번째 에어버스 A321 기종을 도입하고, 5년 내 아시아 지역을 포함해 26개국 50개 이상 목적지까지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타로 타스키라 비욘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항공기에 구현된 것은 우리가 꿈꾸는 비전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비욘드가 치열한 경쟁을 이겨낼 수 있을지에 대해 다소 비관적이다.
항공 분석업체인 시리움의 롭 모리스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두바이 등은 프리미엄 좌석이 12%에 달한다. 이런 노선에선 경쟁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노선을 확장한다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