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음식 섭취 없이 목소리 만으로 뇌졸중 환자의 연하장애(삼킴장애)를 진단할 수 있게 됐다. 뇌졸중 환자에게 연하장애는 ‘흡인성 폐렴’ 같은 심각한 합병증과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발견과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임선 교수팀과 포스텍 이승철 교수팀은 4가지 형태의 음성신호를 활용한 딥러닝(기계학습) 분석 기술을 개발했으며 이에 기반한 연구에서 뇌졸중 후 연하장애를 94.7%의 민감도와 77.9%의 특이도로 진단해 냈다고 밝혔다.
기존엔 음식물을 직접 삼킨 후 목소리 변화를 관찰해야 해 불편이 컸다. 이번에는 음식물 섭취 없이 목소리에서 나오는 음성신호 기반으로 연하장애를 선별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 것이다.
연하장애는 뇌졸중 환자의 50~73%에서 발생하며 그 중 약 40~50%는 적절히 치료가 되지 않을 경우 반복적인 흡인성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뇌졸중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가 응급실에 오면 음식 섭취 없이 스마트폰이나 모바일 디바이스를 이용해 음성을 녹음한 뒤 이를 딥러닝 기법으로 분석해 연하장애 여부를 판단하고 흡인 위험도를 평가한다. 이어 흡인성 폐렴을 예방하기 위한 의학적 조치들이 자동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연하장애 위험도가 높지 않다면 입으로 식사 가능할지 판가름하고 위험도가 높으면 재활의학과로 의뢰해 조기 재활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임선 교수는 16일 “현재 보다 조금 더 빨리 환자를 선별하고 치료하는데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로 연하장애의 조기 진단 및 추적 모니터링이 가능한 AI 음성분석 기반 ‘디지털 바이오마커’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미래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연하장애 정도와 호전 또는 악화 여부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