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온라인 도박 중독 심각… 6000만원 베팅에 2차 범죄까지

입력 2023-10-14 04:04
연합뉴스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에 가입한 고등학생 A군은 6000만원 상당의 도박을 했다. 해외 야구, 축구 등 스포츠 경기 승패에 베팅하는 식이었다. 도박에 거금을 사용한 A군은 결국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친구를 협박하기에 이르렀고, 해당 혐의로 소년법원에 송치됐다. 또 다른 고등학생 B군은 온라인 내기게임 ‘달팽이’에 참여했다가 2000만원을 잃은 뒤,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친구들에게까지 도박 사이트를 홍보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최근 청소년 온라인 게임을 통한 청소년 도박이 급증하자 서울경찰청은 이에 따른 2차 범죄를 막기 위해 ‘긴급스쿨벨 4호’를 발령한다고 13일 밝혔다. 긴급스쿨벨이란 새로운 유형의 청소년 대상 범죄 발생 시 학생·교사·학부모에게 카드 뉴스 형식으로 신속하게 알리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번에 발령된 긴급스쿨벨은 올해 들어 네 번째로, 앞선 긴급스쿨벨에는 강남 학원가 마약 식음 사건, 청소년 대상 살인예고 글 작성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청소년 도박 검거 건수는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8건으로 조사된 반면, 올해는 같은 기간 23건으로 집계돼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또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 학교폭력 및 협박·갈취를 하는 등 2차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긴급스쿨벨 4호에는 청소년 불법 사이버 도박 및 2차 범죄사례뿐만 아니라 도박 및 2차 범죄는 엄중하게 처벌되며 주위에서 도박을 인지할 경우 즉시 112 및 학교전담경찰관(SPO)에게 신고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