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에서 제시한 새로운 보험권 국제회계기준(IFRS17) 가이드라인에 대한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반응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금감원은 IFRS17 표준을 제정한 IASB가 가이드라인 도입에 대해 긍정적 코멘트를 했다고 밝혔지만, IASB 내부에선 금감원이 ‘오버’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IASB는 국제적으로 통일된 재무회계기준을 제정할 목적으로 각국 회계전문단체가 협력해 설립한 국제기구다.
11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IASB는 한국의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검토했고, 국내 한 인사를 통해 이에 관한 질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보도가 IASB의 입장을 정확히 담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공식 대응을 하게 되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적극적인 대응은 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한 언론은 이복현 금감원장이 지난달 14일 영국 IR 행사 방문시 런던 IASB 본사에서 안드레아스 바코우 IASB 위원장 등을 만나 ‘IFRS17 체제에서 가이드라인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설명했고, 이에 바코우 위원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기대한 것과 동일하다”는 입장을 표한 것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IASB 내부에선 이 보도로 IASB가 금감원의 IFRS17 가이드라인을 국제적으로 인정했다는 뜻으로 비치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과 IASB 간 시각차는 바코우 위원장의 ‘이해한다’ 발언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바코우 위원장은 (금융당국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괜찮다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말한 게 아니라 금융당국의 어려움을 이해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감원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회계기준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고 바코우 위원장도 이견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해석상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