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마스 전쟁’ X도 도마위… EU “가짜뉴스 방치 땐 퇴출” 경고

입력 2023-10-12 04:02
AFP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X(옛 트위터)에 허위정보 차단을 촉구했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X에는 허위정보와 불법 콘텐츠가 범람하고 있다. EU는 이를 방치하면, 유럽시장에서 퇴출(차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시장 집행위원은 10일(현지시간) X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에게 보낸 서한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X가 EU에 불법 콘텐츠와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는 정황을 가지고 있다. X의 시스템이 효과적인지 긴급하게 확인하고 취해진 위기 조치에 대해 보고해 달라”고 했다. 이어 “긴급한 상황임을 고려해 관련 법 집행기관 및 유로폴(유럽형사경찰기구)과 연락을 취하고, 향후 24시간 안에 요청에 대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답변을 제공해 달라”고 덧붙였다.

또한 브르통 위원은 “디지털서비스법(DSA)은 콘텐츠 중재에 관한 매우 정확한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답변은 DSA 준수 여부에 대한 평가에 포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는 지난 8월부터 월간 활성사용자수(MAU) 4500만명 이상인 대형 플랫폼 17개와 검색 엔진 2개를 대상으로 DSA를 발효했다. 허위정보나 불법 콘텐츠를 제대로 감시하지 않고 방치하면, 매출의 최대 6%를 벌금으로 부과한다. 반복해서 어기면 EU에서 퇴출할 수 있는 강력한 처벌 조항도 있다. X가 DSA의 첫번째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머스크는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우리의 정책은 모든 걸 개방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며, 이는 EU가 지지하는 접근방식이다.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위반한 목록을 X에 게시해 달라”고 했다.

하마스 공격 이후 X는 가짜뉴스를 증폭하며 혼란을 야기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몇 년 전에 있었던 시리아 전쟁의 영상이 하마스 공격 영상으로 둔갑해 올라왔고, 비디오 게임 속 장면이 하마스 공격 영상이라고 올라오기도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가짜뉴스가 돌기도 했다.

X는 허위정보를 막기 위해 공익정책 업데이트를 하고, 새로 생성되는 하마스 관련 계정을 삭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브르통 위원은 “정책 변경으로 많은 유럽 사용자가 혼란스러워했다. 정책은 일관되고 성실하게 시행되야 한다”고 꼬집었다.

머스크는 X를 인수한 이후 콘텐츠 검열에 반대한다는 명목으로 허위정보를 모니터링하는 직원들을 해고했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인물에게 붙이던 ‘블루 체크’를 유료로 판매로 돌렸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