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오르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진단이 나왔다. 다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업황이 살아나고 있다는 이유로 하반기 경기 반등 전망은 유지했다.
KDI는 11일 ‘10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국제유가 상승으로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확대되면서 소비 여력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의 통화 긴축 장기화 기대가 확산됨에 따라 국내 시장금리도 상승하면서 경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국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제조업 심리는 악화하고 있다. 비제조업 업황 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장기평균(77)을 유지하고 있지만, 제조업 업황 전망 BSI는 최근 4개월간 67~71로 낮은 수준이다. BSI는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를 나타내는 지수다. 100 미만일 경우 기업이 향후 경기를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설비 투자도 부진한 상태다. 하다. 8월 설비투자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전월 -11.2%에서 -14.9%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다만 KDI는 지난 8월 이후 포함하지 않았던 ‘경기 부진 점진적 완화’라는 표현을 10월 경제동향 보고서에 재삽입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 등을 근거로 하반기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은 유지했다.
이번 분석에는 이스라엘 전쟁 여파가 포함되지 않았다. 확전 여부에 따라 국제유가발 불확실성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동향총괄은 “내년 (산유국의) 감산 이슈 해소로 고유가 현상이 잦아들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스라엘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