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낙도 환자 돌보는 병원선 인력난… 1명이 8000명 진료

입력 2023-10-11 04:03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진입니다. 지난 5월 진수식 당시 충남병원선 모습. 충남도 제공

의료시설이 없는 낙도 등을 돌며 환자를 진찰하는 병원선의 공중보건의사(공보의) 한 명이 1년에 최대 8000명 가까운 인원을 진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병원선 운영 현황’에 따르면 병원선은 2019년부터 지난 8월까지 약 5년간 도서지역 주민 25만758명을 진료했다. 그러나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를 합한 공보의는 선박 한 척당 3, 4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국내에선 인천531호, 경남511호, 전남511호, 전남512호, 충남병원선 등 모두 5척의 병원선이 운영 중인데 특히 의과 공보의 진료여건이 열악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기준 충남병원선의 의과 공보의는 1명이었는데 전체 진료인원 9277명 중 83%인 7688명의 진료를 도맡았다. 전남 511호와 512호의 경우 의과 공보의 1명이 각각 5769명, 6714명을 진료했다. 경남선은 의과 공보의 2명이 1만5646명을 진료했다.

병원선에 배치된 공보의가 부족하다 보니 인천531호의 경우 의료진이 직접 주택을 찾는 방문 진료가 0건이었다. 인천시청 관계자는 “공보의 부족으로 방문 진료는 아무래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보의와 간호사가 더 배치된다면 진료가 다소 수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남과 인천 병원선의 경우 5년간 치위생사 등 의료기사가 한 명도 없었다.

백 의원은 “의료기관이 없는 도서지역의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고생하는 병원선의 의료인 확충이 절실하지만 관리 주체인 지방자치단체에서조차 공보의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병원선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지자체와 함께 실효성 있는 의료인 확충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체 의과 공보의는 2013년 2411명에서 올해 1432명으로 10년 동안 1000명 가까이 감소한 상황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공보의 지원자 수가 전반적으로 줄고 있어 필요한 곳에 전부 배치되지 못한다”며 “관련 부처와 협의해 다각적인 방법을 찾아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차민주 기자 la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