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의 확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이 이란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하마스 공세에 가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국방부 고위당국자는 9일(현지시간) 중동 내 미군 태세 변화 관련 브리핑에서 “(제럴드포드 항공모함 배치 등) 태세 강화는 이스라엘 방위에 대한 미국 지지를 행동으로 분명히 보여주고, 이란과 헤즈볼라 그리고 현 상황을 악용하려는 지역 내 다른 대리자들에게 억지력 있는 신호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은 이스라엘에 무기를 추가 지원하면서도 지상군 파병 의향은 없다고 밝혔다.
찰스 브라운 미 합참의장도 우크라이나 국방연락그룹회의 참석차 벨기에 브뤼셀로 이동하는 미 군용기 내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이란에 (개입하지 말라는) 매우 강한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며 “이란이 이 메시지를 분명히 이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5개국 정상은 이날 이스라엘 지지를 확인하는 공동성명을 내고 “하마스와 하마스의 지독한 테러 행동에 분명한 규탄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반면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통화하고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편에 서 있으며 분쟁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사우디 국영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양호한 삶을 누릴 적법한 권리, 희망과 포부,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성취할 권리를 지지한다”며 “국제법을 준수하고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지 않아야 할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미국 중재로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아바스 수반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중단을 위해 조만간 러시아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알델 하피즈 노팔 주러 팔레스타인대사가 밝혔다.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인 튀르키예와 이집트는 중재를 위해 나서고 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김지애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