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10일 발표한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은 ‘대수술’이라 할 만큼 입시와 내신 모두 전격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현재 중학교 2학년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국어와 수학, 탐구영역 선택과목이 없어지고 모든 수험생이 공통과목에 응시하게 된다. 또 이 학생들이 고교에 진학하는 2025년부터는 고교 내신 제도가 기존 9등급에서 5등급 상대평가로 바뀐다.
모든 학생이 같은 시험을 치르도록 수능을 단순화한 것은 일단 긍정적이다. 교육과정에선 문·이과 구분이 없어졌음에도 수능 선택과목으로 사실상 구분이 있었고, ‘문과 침공’ 현상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선택과목 난이도 차이에 따른 유불리 논란도 컸다. 고교 내신이 5등급으로 단순화된 것도 의미가 있다. 당초 정부는 고1 때 주로 배우는 공통과목은 9등급 상대평가, 2~3학년 때 배우는 선택과목은 고교학점제 취지에 맞춰 절대평가로 전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경우 고1 내신 경쟁과 사교육이 과열되고, 고2·3은 ‘내신 부풀리기’로 대입 변별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안은 내신 변별력을 모든 학년으로 분산하되 5등급으로 전환하는 절충안을 택한 셈이다.
하지만 의대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사교육 부담이 되레 커질 우려도 높다. 교육부가 선택과목 채택 여부를 추후 논의하기로 한 ‘심화수학’이 빠질 경우 문과생의 의대 진학 길이 열리는 셈이라 사교육 시장이 더 준동할 가능성이 크다. 또 탐구영역에서 모든 학생이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공부해야 하는 부담이 생겨 관련 전문학원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등급 간소화로 내신 변별력이 떨어지면 자사고와 특목고의 인기가 높아지고, 일반계고 경쟁력 약화를 불러오기 쉽다. 아직 시안인 만큼 당국은 교육 현장에 혼란이 없도록 각계 목소리를 반영해 최종안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