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우울증으로 치료받은 경찰관이 7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조직을 떠나는 젊은 경찰관이 늘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성만 의원이 경찰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과 18개 시·도 경찰청 소속 경찰공무원의 우울증 진료 인원수가 2020년 1104명에서 지난해 1844명으로 약 67% 늘었다.
올해 1~8월 경찰청이 운영하는 ‘마음동행센터’에서 상담을 받은 경찰관 수도 1만2244명에 달했다. 전체 경찰공무원(12만9000여명)의 약 10% 수준이다.
경찰은 충격적 사건·사고 현장이나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 정신적 손상 위험이 큰 편이다. 악성 민원과 소송 등에 따른 직무 스트레스도 크다. 마음동행센터에서 상담받은 경찰 상당수도 주취자 대응 등 대민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민원인이 위법 행위를 벌인 경우도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21년 이후 줄곧 2000건을 넘어섰다. 특히 올해 경찰관 대상 공무집행방해로 검거된 건수는 6190건으로, 전체 공무원 대상 공무집행방해 건수의 93%를 차지했다.
조직을 떠나는 경찰관도 늘고 있다. 지난해 경찰 퇴직자는 3543명으로 2018년(2421명)과 비교하면 4년 새 46.3%가 늘었다. 특히 입직한 지 몇 년 안 된 젊은 경찰관의 퇴직이 두드러졌다. 지난 5년간(2018~2022년) 20~30대 경찰관 853명이 옷을 벗었으며, 올해는 1~8월에만 연차 10년 미만 퇴직자가 246명에 달해 이미 지난해 퇴직 규모를 뛰어넘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