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멕시코 4강 신화… 박종환 전 대표팀 감독 별세

입력 2023-10-09 04:04

‘멕시코 4강 신화’의 주역 박종환(사진)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별세했다. 향년 85세.

대한축구협회는 8일 박 전 감독이 전날 오후 별세했다고 밝혔다.

박 전 감독은 1938년 황해도 옹진에서 태어나 춘천고, 경희대를 졸업하고 대한석탄공사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1960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청소년대회에서 정상에 올랐고, 선수 은퇴 뒤에는 지도자와 국제심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박 전 감독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멕시코 4강 신화’다. U-20 청소년대표팀을 맡았던 박 전 감독은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4강 신화를 썼다. 박 전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16개 팀이 본선에 오른 당시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스코틀랜드에 0대 2로 져 전망이 어두웠지만 멕시코와 호주를 나란히 2대 1로 잡고 8강에 올랐다. 이어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마저 2대 1로 잡고 4강에 오르는 기적을 연출했다. 한국은 준결승에서 둥가와 베베투 등이 포진한 브라질에 1대 2로 패했지만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또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한국의 기동력, 근성 등으로 해외 언론으로부터 ‘붉은 악령’이라는 별명으로 불렸고, 한국 축구대표팀 서포터스인 ‘붉은 악마’의 유래가 됐다.

1989년에는 신생 프로팀인 일화 천마 감독을 맡아 K리그에서 돌풍을 일으켰고, 1993년부터 3년 연속 K리그를 제패했다. 빈소는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