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5일 투표 참여를 독려하며 선거 분위기 띄우기에 집중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일 잘하는, 구민의 심부름을 할 머슴을 뽑는 선거”라며 “선거일(11일)에 투표가 어려운 강서구민은 6~7일 이틀 동안 실시되는 사전투표에 꼭 투표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후보인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에 대해서는 ‘대통령과 핫라인이 있는 후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김포공항 일대) 고도제한 완화를 조속히 해결하려면 대통령, 국토교통부 장관, 서울시장과 직통 핫라인이 있는 여당 구청장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오래된 빌라촌 다세대와 다가구가 밀집해 차량 한 대 주차하기도 어려운 열악한 주거 환경을 지하주차장과 녹지 문화가 있는 번듯한 주거지로 탈바꿈시키려면 힘 있는 여당 구청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교훈 민주당 후보를 겨냥해서는 “정치인을 뽑는 선거가 아니며 야당 대표의 심부름을 할 아바타를 뽑는 선거도 아니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이날 강서구 총력 유세에 나선 김 대표는 송화시장 고객만족센터에서 소상공인들과 만나 “김 후보가 구청장 하다가 중간에 미끄러져서 하던 일이 많이 멈췄다”며 “백지에서 새로 시작하기보다 (구청장을) 했던 사람을 밀어줘서 임기를 한 번 채워 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으로 응수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환자복 차림으로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병상 메시지’를 냈다. 이 대표는 공개된 영상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정권의 폭정을 멈추고 강서구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결국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주권자인 여러분이 행사하는 한 표가 나라와 내 지역의 내일을 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딱 세 표가 부족하다. 국민이 승리하고 역사가 진보하는 위대한 행진에 빠짐없이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24일간의 단식을 마치고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회복치료를 받고 있는 이 대표의 이번 병상 메시지는 본격적인 복귀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단식 후유증 등 건강상태를 고려할 때 당장 당무에 복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지만 당이 선거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깜짝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당내에선 이 대표가 하루빨리 지원유세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휠체어를 타고라도 가야 된다”며 “(이번 선거는) 정권 심판이냐, 야당 심판이냐가 될 것이다. 여기에서 지면 이 대표가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이번 주말 또는 오는 9일 집중유세 현장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친명(친이재명)계 한 핵심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여러 상황을 볼 때 당장 현장 방문은 어렵더라도 9일 2차 집중유세는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이 대표를 제외한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발산역 인근 공원에서 1차 집중유세를 진행했다.
당 상임고문인 이해찬 전 대표도 이날 진 후보 선거캠프를 방문해 “진실한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성실하고 절실한 자세로 유권자를 만나면 진심이 전달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송영길 전 대표도 강서구를 돌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시민들을 만나 진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어처구니없는 국민의힘의 행태에 민심의 분노가 체감된다”고 적었다.
구자창 박장군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