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디지털 디바이드’(디지털 격차)라는 말이 유행했지만, 앞으로는 ‘아날로그 디바이드’ 시대가 된다. 영화 ‘기생충’을 보면 송강호네 가난한 아이들은 무료 와이파이를 잡으려고 애쓴다. 하지만 부잣집인 이선균네 아이는 정원에 텐트 치고 화살 쏘면서 아날로그적으로 논다. 이제 디지털은 빈자의 공간이 되었고, 아날로그는 부자의 공간이 됐다.”
김난도(사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4’ 출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내년 트렌드 중 하나로 ‘호모 프롬프트’를 꼽으며 이렇게 말했다. ‘프롬프트’는 AI(인공지능)에게 원하는 답을 얻어내기 위해 인간이 던지는 질문을 뜻한다.
김 교수팀은 다음 해의 소비 트렌드를 10가지 키워드로 전망하는 ‘트렌드 코리아’를 16년째 출간하고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다가오는 2024년은 ‘분초사회’다. 분당, 초당 시간의 가성비를 따지는 특성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돌봄경제’를 내년 키워드로 잡은 것도 주목된다. 김 교수는 “돌봄 시스템이 제대로 만들어지 않는다면 노동인력이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든 면에서 완벽한 사람을 추구하는 ‘육각형 인간’, 기괴하고 무의미하더라도 재미만 있으면 최고라는 ‘도파밍’, 가사와 육아를 중시하는 ‘요즘남편 없던아빠’를 내년 키워드로 꼽았다.
김남중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