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 여파로 3주간 연기됐던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첫 공판이 6일 열린다. 이 대표는 이미 진행 중인 재판 2건에 향후 백현동 개발·쌍방울 대북송금 관련 혐의까지 추가 기소되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야 하는 재판만 3건 이상이 된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긴 했지만, 이 대표의 ‘재판 리스크’는 현 정부 임기 내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4일 현재 서울중앙지법에는 이 대표가 피고인 신분인 형사 재판 2건이 계류돼 있다. 지난해 9월 기소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은 형사34부(재판장 강규태) 심리로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첫 공판 후 격주 금요일마다 재판이 진행돼 왔다. 다만 이 대표 단식으로 지난달 22일 예정됐던 재판이 연기됐고, 오는 13일 재개된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이던 2021년 12월 방송 인터뷰 등에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대장동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과 성남FC 불법 후원금 혐의 재판은 6일 1차 공판이 열린다. 지난 3월 검찰이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당초 지난달 15일 첫 공판이 예정돼 있었지만, 역시 이 대표 단식 때문에 미뤄졌다. 재판을 맡은 형사33부(재판장 김동현)는 최소 주 2회 공판을 열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공판기일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다. 이 대표는 대장동 사건 재판이 본격화되는 이달부터는 매주 2차례 이상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앞서 검찰은 주 2회 공판 진행에 반발하는 이 대표 측에 “임시국회, 최고위원회의 등 참석 때문에 기일을 조정해 달라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공세를 폈다.
여기에다 최근 구속영장이 기각된 백현동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및 위증교사 혐의 사건이 추가 기소되면 이 대표는 매주 최소 3차례 법정에 서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추가 기소되는 사건들이 기존 재판에 병합될 경우 출석 빈도는 줄어들 수 있지만 대신 선고까지 더 긴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 대장동 재판이 준비 절차에만 반년 넘게 걸린 점을 감안하면 이 대표의 재판 리스크는 앞으로 수년간 계속될 수 있다.
이 대표 측근의 재판 진행 상황도 주목된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대장동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 혐의 재판은 다음 달 30일 선고기일이 열릴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달 21일 결심공판에서 김 전 부원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김 전 부원장 선고 결과는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성남시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 등 백현동 사건 주요 피고인들도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 혐의는 이들의 공소사실과 연결돼 있어 재판 과정에서 이 대표 관련 언급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