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사진)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4일 200조원대 빚을 안고 있는 한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h)당 25원가량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한전은 2~3주 내로 추가 자구책도 내놓을 계획이다.
김 사장은 이날 세종시 한 식당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전의 역마진 구조 때문에 누적적자가 47조원을 넘긴 상태”라며 “전기요금은 지금까지 못 올린 부분을 대폭 올리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5차례 전기요금을 ㎾h당 40.4원 인상했다. 올해 4분기 요금 인상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 사장은 “㎾h당 25.9원의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요금 인상 폭도 제시했다. 정부는 한전 누적적자 해소를 위해 올해 기준연료비(직전 1년간 연료비의 평균치)를 ㎾h당 45.3원 올려야 한다고 산정했다. 다만 지난 1·2분기 인상 금액은 19.4원에 그쳤다. 남은 차액만큼 요금을 더 올려야 한다는 게 한전의 주장이다.
김 사장은 “전기요금 인상을 미뤄서 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계속 사채나 부채로 충당하면 언젠가 차입도 막히게 되는 만큼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국민들이 전기요금 인상에 공감할 수 있도록 추가 자구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한전은 지난 5월 25조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발표했는데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그는 “2~3주 안에 조직과 인력 효율화 등 특단의 추가 자구 대책을 만들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선(先)구조조정, 후(後)요금조정’ 방침을 세운 만큼 4분기 전기요금 조정안은 구조조정안이 나온 뒤 결정될 전망이다.
세종=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