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에 연달아 악재가 발생하며 주가가 내리막을 걷고 있다. 상장 증권사 가운데 최근 주가 하락 폭이 가장 크다. 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 특혜성 환매 의혹을 받은 야당 다선 국회의원에 환매를 권유한 것이 문제가 돼 정치적 쟁점에도 엮이며 당분간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개월(7월 4일~10월 4일)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15.37% 하락했다. 최근 10거래일 동안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락했다. 이 기간 연기금이 약 300억원 순매도했고 외국인도 119억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며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상장된 주요 증권사 중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올 하반기 미래에셋증권은 금융감독원 검사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악재가 많았다. 대표적인 게 라임펀드 환매 건이다. 금감원은 8월 사모펀드 추가 검사 결과를 발표하며 다선 국회의원이 라임으로부터 특혜성 환매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혜를 받은 의원은 “미래에셋증권에서 환매를 권유받았다”고 말했다.
해당 의원은 “해당 펀드 투자자와 함께 환매 권유를 받았다”며 특혜가 아니라고 반발했다. 또 관련해 이복현 금감원장의 사과를 받았다고도 했다. 다만 금감원은 해당 사실을 부인하며 양측의 진실 공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관련해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할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이날 오후 확정된 명단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지난달에는 회사 임원이 한 그룹 회장 일가의 자금을 운용하면서 10년 동안 사기행각을 벌여왔다는 의혹이 일었다. 관련해 금감원의 검사가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임원은 손실이 났음에도 수익이 난 것처럼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손실이 커지면서 회장 일가 개인정보를 활용해 대출을 받아 손실을 메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회장 일가 동의 없이 141억원 규모 회사 주식을 판 혐의도 받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진행되고 있는 건이 많아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금감원은 최근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채권형 랩·신탁 불건전 운용 관행 등에 대한 검사를 마무리했다. 지난 5월 하나증권과 KB증권으로 시작된 해당 검사는 NH투자증권이 업계에서 처음으로 고객에게 손해배상을 추진하면서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한 증권사는 금융당국 눈치 보기에 돌입했다. 금감원의 조사 결과에 따라 손해 배상 여부와 규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