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민호’가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동메달을 두고 북한과 ‘리턴 매치’를 벌인다. 205㎝의 큰 키를 가진 북한의 센터 박진아(20)를 막아내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선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센터에서 열리는 항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 결정전에서 북한과 재대결을 펼친다. 지난달 29일 조별리그 경기에선 한국이 81대 62로 북한에 크게 승리한 바 있다. 두 팀 모두 나란히 4강에 올랐지만 전날 각각 일본과 중국에 져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물러설 수 없는 치열한 싸움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입상 여부가 결정되는 경기인 데다 ‘남북 재대결’이라는 관심 때문에 양 팀 모두 승리에 사활을 걸고 유종의 미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지난 남북 조별리그 대결에서 29점 17리바운드로 활약했던 북한 센터 박진아를 막아야 메달을 손에 쥘 수 있다. 당시 한국은 198㎝의 센터 박지수(청주 KB)가 몸싸움에서 버텨주면서 큰 역할을 했다. 또 2명의 선수가 동시에 달라붙어 막는 더블팀 수비를 통해 박진아의 공격을 봉쇄했다.
정 감독은 “박지수가 혼자서 상대 센터를 막는 것이 아닌 선수 전체가 도움 수비를 하는 경기 운영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수는 “(박진아가) 처음엔 어떤 플레이를 좋아하는지 힘이나 기술이 얼마나 좋은지 잘 몰랐지만 지금은 어느정도 알게 됐다”며 “이전보다 더 영리하게 경기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북한 정성심 감독은 지난 3일 중국과의 4강전에서 박진아를 단 1분도 투입하지 않았다. 아시아 농구 최강인 중국을 상대로 승산이 낮다고 판단해 일찌감치 휴식을 준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실제로 북한은 중국에 44대 100으로 크게 졌다. 애초부터 북한이 ‘동메달’을 노렸다면 한 차례 패배를 안긴 한국을 상대로 더욱 거세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항저우=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