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중고에도 기업은 뛴다… 재계, 내년 경영 구상 등 잰걸음

입력 2023-10-05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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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가 내년 경영전략과 중장기 전략 짜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인적 쇄신 준비에도 분주하다. 고유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3중고’ 상황에서 하반기 경기 회복 전망에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경영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재계 총수들은 경영·인사 구상에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까지 병행하며 발걸음이 바빠졌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오는 25일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별세 3주기를 앞두고 여러 추모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30년전 “뼈를 깎는 수준의 혁신”을 주문했던 이 선대회장의 ‘신(新)경영 선언’ 정신을 되새기며 반도체 한파 등으로 침체한 내부 분위기를 다잡을 예정이다. 삼성은 지난달 19일 이 선대회장의 ‘안내견 학교 30주년’ 기념식을 통해 그의 경영철학을 재조명했었다. 한국경영학회도 오는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 서초사옥에서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를 연다.

재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오는 27일에 취임 1주년을 맞아 ‘뉴삼성’ 비전을 내놓을지 주목한다. 별도로 취임 1주년 행사는 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부 메시지 없이 현장 경영 행보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SK그룹은 오는 16~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최태원 회장과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30여명이 참석하는 ‘CEO 세미나’를 연다. CEO 세미나는 확대경영회의(6월), 이천포럼(10월)과 함께 SK그룹 내 3대 전략회의다. 해외에서 열리기는 14년 만이다. CEO 세미나에서 내년 경영 전략을 고민하고 틀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의 경영철학으로 자리매김한 ‘딥 체인지’(근본적 혁신)의 가속화 방안도 논의할 전망이다. 최 회장은 이달에 대부분 시간을 해외에서 체류하며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총력전에도 나선다.

LG그룹은 추석 연휴에 앞서 지난달 26일 일찌감치 사장단 워크숍을 열고 ‘고객 가치 경영’ 내재화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한 달간 계열사별 사업보고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구광모 회장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선정한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분야’ 등이 중점 점검 대상으로 거론된다.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할지도 관심사다. 신세계그룹이 경영 실적 부진으로 지난달에 ‘조기 쇄신’ 카드를 꺼내든 데 이어 롯데·CJ그룹 등도 인사 시점을 앞당긴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상 12월 초 임원 인사를 했던 삼성전자에선 반도체·가전 등에서 고강도 인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화를 비롯해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는 4일 일제히 신규 임원 발탁 인사를 내며 세대교체에 착수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2월 전후로 정기 인사를 예정하고 있다. 전기차, 목적기반차량(PBV),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의 신사업 분야 임원들이 약진할 것으로 보인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