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이 복기한 문재인 정부 부동산정책… “문제는 금리였다”

입력 2023-10-05 21:34 수정 2023-10-05 21:40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실패했다는 평가가 많다. 집값이 거의 두 배로 뛰었으니 변명하기 어렵다. 집값을 못 잡은 이유로는 공급 부족과 세금, 규제 등 정책 실패가 꼽힌다. 당시 청와대 사회수석과 정책실장으로 부동산 정책을 주도현 김수현 세종대 교수의 생각은 어떨까. 최근 출간한 ‘부동산과 정치’에서 그는 정책 실패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공급 부족론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박했다. 문 정부 기간 주택 공급량은 이전 정부에 비해 더 많았으며, 집값을 올린 주요인은 저금리라는 것이다.

김수현은 주택 수요가 늘어나는 데는 가구 증가, 소득 증가, 주택 선호 변화, 세제, 규제, 대출 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금리나 유동성이 가장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한다. 또 주택 공급은 시차가 있어 당장의 해결책이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실제 집값 급등의 원인에서 공급이 차지하는 영향은 10∼20% 수준에 불과하다”고 얘기한다. 그러면서 부동산 분야로 들어가는 돈을 더 강하게 막지 못한 것이 집값 폭등을 막지 못한 결정적 이유였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집값 폭등의 핵심 원인은 넘치는 돈이었는데, 시차 때문에 당장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공급 대책, 집 부자를 공격하는 세금 강화 문제로 이념적 논란을 벌이며 에너지를 허비했다.”

집값 상승은 그동안 주로 공급 부족이란 프레임에서 해석돼 왔는데, 김수현은 이 책을 통해 문제는 공급이 아니라 금융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는 거의 모든 언론과 전문가들이 부동산시장에서 금리의 영향력을 얘기하고 있다며 “금리가 부동산시장의 주인공”이라고 강조한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