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냥이 예방접종·영양관리, 생후 1년까지가 ‘골든타임’ [개st하우스]

입력 2023-10-07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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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민주(가명·29)씨는 지난 6월 생후 2개월 강아지 ‘루피’를 입양한 초보 견주입니다. 구조된 어미 유기견에게서 태어난 꼬물이죠. 루피의 입양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한 민주씨는 까다로운 서류 심사와 전화 면접을 거쳐 최종 입양자로 선정됐습니다.

루피는 모견의 젖을 먹고 충분한 보살핌을 받으며 잔병 치레 한번 없이 자랐습니다. 하지만 병이 없다고 어미젖을 갓 뗀 강아지를 돌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퍼피 시기에는 사료부터 예방접종까지 챙길 것이 많습니다. 민주씨는 관련 유튜브 채널,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뒤지며 공부하고 있지만 공신력 있는 자료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민주씨는 “퍼피 시기에 필수적인 영양소와 접종 정보를 정확히 알고 싶은데 막상 정확한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아쉬워합니다.

민주씨처럼 어린 반려동물을 막 키우기 시작한 초보 보호자들은 혼란을 겪기 쉽습니다. 민주씨가 알아야 할 필수 상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펫푸드 기업 로얄캐닌은 수의사와 영양 전문가 500명을 고용해 반려동물 성장기에 관한 지난 50년간의 연구 자료를 축적했는데요. 로얄캐닌의 분석을 바탕으로 어린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영양성분과 예방접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첫 1년이 평생 건강을 좌우

전문가들은 반려견과 반려묘의 출생 직후부터 생후 1년까지를 견생 묘생의 골든타임이라고 부릅니다. 급격한 성장이 이뤄지는 첫 1년의 영양 관리가 평생 건강을 좌우하기 때문이죠. 특히 막 모유를 뗀 어린 개체가 성견·성묘용 일반 사료를 먹을 수 있을 때까지 시기마다 필요한 영양소를 확인하고 적절한 사료를 급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이유식 단계입니다. 반려견은 생후 2개월, 반려묘는 생후 4개월 이후 모유를 떼고 이유식을 먹는데요. 이 시기에는 면역 체계도 크게 변화합니다. 갓 태어난 강아지와 고양이는 자체 면역력이 약해 어미가 물려준 모체이행 항체에 의존합니다. 하지만 물려받은 항체는 서서히 감소하며 자가 항체가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특히 생후 4~12주에는 면역력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는 면역 공백기가 나타나며, 이에 따라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매우 약해집니다. 이때는 ▲비타민C ▲비타민E ▲베타카로틴 ▲베타글루칸 등 면역력 형성을 촉진하는 항산화물질이 함유된 사료를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이유식 단계에 이어 성장기가 시작됩니다. 강아지는 크기에 따라 소형견 2~10개월, 중형견 2~12개월, 대형견 2~15개월을 성장기로 보며, 고양이의 경우는 4~12개월을 성장기로 분류하죠. 성장기에는 두뇌, 내장기관이 급속도로 발달하기 때문에 고단백, 고열량의 식단이 필요합니다.

성장기 사료에는 성견·성묘용보다 14~29% 가량 많은 단백질이 함유돼 있습니다. 일례로 미국에서 통용되는 미국사료협회(AAFCO)의 영양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반려견 사료의 단백질 요구치는 성장기에는 최소 22.5%, 성견 시기는 18%로 제시됩니다. 반려묘의 경우는 성장기 최소 30%, 성묘 시기는 26%입니다.

어린 반려동물의 배설물량이 많고 냄새가 지독한가요? 활동량 부족 등의 이유로 단백질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겁니다. 배설물 문제를 개선하려면 운동량을 늘리거나 소화 흡수율이 높은 단백질 사료를 이용해보세요.

또한 성장기 사료는 성견·성묘용보다 5%정도 열량이 많습니다. 반려동물의 일일 권장칼로리를 계산하려면 세계소동물수의사협회(WSAVA) 공식을 참고하세요. 이때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성장이 완료된 반려동물에게 성장기 사료를 계속 급여하면 쉽게 비만이 될 위험성이 큽니다. 따라서 성견 성묘 시기에는 어덜트 사료로 교체해야 건강 체중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DHA 오메가3 지방산은 ‘건강한 지방’이라고 불립니다. 망막 및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로얄캐닌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면 출생 직후부터 성견·성묘기까지 약 1년간 이유기·성장기 등 단계별 영양 요구치를 담은 ‘퍼피·키튼 영양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필수 백신 접종 반려견은 5종

행복한 반려 생활을 누리려면 백신 접종 일정표를 반드시 숙지해야 합니다. 때맞춰 백신을 접종해야 치명적인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필수 백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미국동물병원협회(AAHA)의 권고안이 널리 적용됩니다. 이에 따르면 반려견 필수 백신은 ▲홍역 ▲전염성 간염 ▲파보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 ▲광견병 총 5가지입니다. 광견병을 제외한 나머지 4종은 종합 백신으로 한 번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접종 주기는 이렇습니다. 종합 백신의 경우 생후 4개월 이전에 접종을 시작했다면 최소 3번, 생후 4개월 이후 접종을 시작한 경우에는 최소 2번 접종하기를 권합니다. 접종 간격은 2~4주입니다. 이후로는 마지막 접종으로부터 1년 안에 종합 백신을 한 번 더 주사하고 이후로는 최소 3년마다 보강 접종하면 됩니다. 광견병 백신은 가축전염병에방법에 따라 매해 의무 접종을 해야 하며, 생후 3개월부터 매년 1회 접종하면 됩니다. 다만 반려동물의 나이, 건강, 생활 환경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접종 계획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려묘 접종은 한국 고양이수의사회(KSFM) 기준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반려묘 필수 접종은 ▲허피스바이러스 ▲칼리시바이러스 ▲범백혈구감소증 ▲광견병 총 4가지입니다. 광견병을 제외한 나머지 3종은 종합 백신 하나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반려묘는 생후 4개월 기준으로 그 전에 접종을 시작했다면 3주 간격으로 총 3회를 접종합니다. 4개월령 넘은 반려묘는 3~4주 간격으로 총 2회 접종합니다. 추가 접종은 이후 1년마다 하면 됩니다. 광견병 백신은 생후 3개월부터 매년 1회 접종하며, 이는 반려견과 마찬가지로 법적 의무 사항입니다.

곽영화 로얄캐닌 책임 수의사는 “성장 단계의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영양과 백신 접종을 제공하는 것은 책임감 있는 보호자가 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개체마다 주어진 환경과 상황이 다르므로 수의사의 상담을 받아서 진행하기를 바란다”고 설명합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