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세계무역, 팬데믹 이후 최대 폭으로 줄었다

입력 2023-09-27 04:03
국민일보DB

지난 7월 전 세계 교역 규모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코로나19 이후 경제 재개에 따른 자국 내 서비스 지출 증가로 상품 수출 수요가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국(CPB)이 발표한 ‘세계무역모니터’를 인용해 지난 7월 세계 무역규모가 지난해 동월 대비 3.2%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2020년 8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이후 가장 가파른 감소세다.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광범위하게 무역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상품 수출국인 중국의 7월 무역 규모는 연간 1.5% 감소했고, 유로존은 2.5%, 미국은 0.6% 각각 줄었다. 이처럼 세계 무역이 빠르게 위축된 가장 큰 원인은 중국의 수출입이 큰폭으로 감소한 것이 꼽힌다. 중국은 지난 7월 수입이 5.2%, 수출이 2.9% 각각 감소했다. 반면 미국은 수입과 수출이 각각 1.9%와 1.2% 늘었다. 일본도 수입과 수출이 각각 1.7% 1.4% 증가했다. 유로존은 수입이 0.3% 증가하고 수출이 0.9% 감소했다.

문제는 세계 무역이 앞으로도 수개월간 약세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구매관리자지수(PMI)는 미국, 유로존, 영국에서 8월과 9월 급격한 위축세를 보였다. 향후 수개월간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되지 않으며, 여전한 고금리로 신용완화(credit easing)가 부족한 점도 수출을 위축시킬 전망이라고 FT는 부연했다.

투자은행(IB) 제프리스의 모히트 쿠마르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은 세계경제 추세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몇 분기에 걸쳐 모든 주요국에서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갈등을 주축으로 한 지정학적 긴장이 무역 규모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8년 이후 각국의 규제 여파로 수출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역 및 경제 분열, 자국 보호주의 정책 등이 무역을 감소시킨다”고 우려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