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위기의 시발점이었던 헝다그룹 주요 계열사가 7000억원 규모의 채권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헝다그룹의 전직 임원들은 당국에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헝다그룹 계열사인 헝다부동산이 25일까지 지급해야 했던 역내 채권의 원금 및 이자 40억 위안(7327억원)을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26일 보도했다. 또 별도 공시를 통해 헝다부동산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어 새로운 채권을 발행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헝다그룹 총재를 지낸 샤하이쥔과 수석재무관(CFO)이었던 판다룽이 재무 조작 관련 혐의로 당국에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헝다그룹 및 계열사의 전현직 임원들을 대상으로 자금 운용상 위법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말 첫 채무불이행(디폴트) 이후 경영난을 겪고 있는 헝다는 지난 3월 기존 부채를 새로운 채권 및 주식 연계 상품으로 맞바꾸는 구조조정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부동산 판매실적이 계속 악화되자 주요 해외채권자 회의를 취소하고 구조조정 계획을 철회했다. 헝다가 채권단과 새로운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채권단은 회사 청산을 진행할 수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헝다의 총부채는 2조3900억 위안(436조원)에 달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자문위원을 지낸 리다오쿠이 칭화대 경제학과 교수는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대도시 부동산시장은 6개월 내에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지만, 소도시가 회복세로 전환되려면 최대 1년 정도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