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항저우] “국가대표 선수로서 경솔한 행동 후회” 권순우 자필 사과문

입력 2023-09-27 04:02
항저우 아시안게임 테니스에 출전한 권순우가 지난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센터에서 열린 남자 단식 2회전에서 패한 뒤 라켓을 박살내고 있다. 웨이보 캡처

경기에서 패한 뒤 라켓을 거듭 내리치며 화를 내고 상대 선수의 악수 요청까지 거부해 물의를 일으킨 한국 테니스 국가대표 권순우(당진시청)가 “국가대표 선수로서 하지 말았어야 할 경솔한 행동을 했다”고 사과했다.


권순우는 26일 오후 대한체육회를 통해 “모든 국민 여러분과 경기장에 계셨던 관중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자필 사과문(사진)을 발표했다. 그는 “태극마크의 무게를 깊게 생각하고 책임감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성찰하며 모든 행동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권순우는 사과문 발표에 앞선 오전 태국 선수단 훈련장을 찾아 상대 선수였던 카시디트 삼레즈에게도 미안하다는 뜻을 표했다.

권순우는 전날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테니스 단식 2회전에서 삼레즈에게 1대 2로 패했다. 권순우는 패배 순간 코트 바닥에 라켓을 내리쳤고, 벤치로 돌아와서도 라켓을 계속 휘둘러 의자를 때리는 모습까지 보였다. 삼레즈가 악수를 요청했으나 권순우는 반응을 보이지 않고 짐을 정리했고, 삼레즈는 머쓱하게 돌아섰다.

권순우의 이 같은 행위가 영상으로 퍼지자 비난 여론이 크게 일었다. 삼레즈가 이례적으로 시간을 끌고 권순우의 추격에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하는 등의 ‘비매너’ 행동을 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하지만 분을 참지 못할 비매너 행위가 원인이라 하더라도 라켓이 부서질 때까지 휘두르고 악수 요청마저 거부한 것은 국가대표로서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자격정지가 마땅하다는 외신 기사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프로테니스협회(ATP) 랭킹이 112위로 삼레즈(636위)보다 실력이 월등한 권순우였기 때문에 그의 행동은 더욱 아쉽게 비쳤다.

권순우는 경기가 없는 이날 공식 훈련을 이어갔다. 권순우는 이번 대회 남은 기간 홍성찬(세종시청)과 짝을 이룬 복식에서 메달을 노린다.

항저우=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