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부터 8월까지 국내 지방공항에서 해외여행을 떠난 여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국제선 운항이 급감했던 국내 지방공항이 엔데믹 이후 노선 정상화 등에 힘입어 다시 날개를 펴는 양상이다. 하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26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인천공항을 제외한 김포공항, 김해공항, 제주공항 등 지방공항에서 국제선 항공편을 이용한 승객은 772만574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4만4378명에 비해 2243.4% 증가한 수치다.
국제선 항공편 이용객이 가장 많은 공항은 김해공항으로 404만7482명이 이용했다. 이어 김포공항(193만9886명), 제주공항(66만9961명), 대구공항(65만9064명) 순이었다. 가장 증가 폭이 컸던 건 청주공항으로 지난해 2550명에서 21만8300명으로 무려 8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공항도 여객수가 39배 늘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전 여객 수와 비교했을 때는 아직 크게 미치지 못했다. 한국공항공사는 2019년 대비 54.4%의 회복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김포공항이 약 66.5%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이어 김해가 59.9%, 청주 57.0%였다. 하지만 무안과 대구공항은 각각 27.1%, 34.2%로 절반도 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선별로 보면 이들 공항은 지난달 기준 10개국 6개 공항 67개 노선 663회 운항 중이다. 2019년 121개에 비하면 절반, 지난해 같은 기간(26개)과 비교했을 때는 2.5배 늘어난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동남아, 일본, 대만 노선의 회복이 빨랐다. 다만 중국은 22.9%로 저조한 회복률을 기록했다.
항공사들은 최근 지방공항 노선을 늘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청주공항 거점 항공사인 에어로케이가 청주~대만 국제 정기노선을 운항을 재개했고, 진에어는 오는 10월 29일부터 부산~오키나와 노선 비행기를 다시 띄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지방 여객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고객 유치를 위한 노선 확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방공항의 정상화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공사는 미주·유럽 등 장거리 국제노선 개설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지방공항에 새롭게 취항하는 항공사에 공항사용료를 면제해주고 노선 홍보비 등을 지원해줄 계획이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