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을 요구하는 ‘100만명 탄원서’ 연명운동 등으로 사법부 압박에 나서자 3권 분립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오히려 방탄 분위기가 더욱 과열되고 있어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특히 영장심사를 앞두고 법원을 압박하는 움직임은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특히 민주당 지도부가 소속 의원 전원과 지지자들을 상대로 구속영장 기각 탄원서 연명운동에 나선 데 대해 “철저히 법리와 증거만을 따져야 할 영장실질심사에 대해 정치권이 집단의 힘으로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탄원서 내용은 오직 이 대표 살리기를 위해 법치를 무시해 달라는 헛된 메아리에 불과하다”며 “68년 역사의 민주당에는 ‘민주’도 ‘법치’도 ‘국민’도 찾아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판사 좌표 찍기’를 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의 노골적인 사법 방해 행태는 청산해야 할 적폐”라며 “헌법 질서를 파괴하는 판사 겁박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의 영장전담 판사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대학 동기라고 주장했으나 사실무근인 것으로 밝혀졌다.
민주당 내부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의원을 색출하려는 움직임이 커지는 데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윤 원내대표는 “공산당에서나 볼 법한 전체주의식 보복”이라고 지적했고, 강대식 최고위원은 “파시즘을 연상시킨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이 체포동의안 가결 후 내홍에 빠진 가운데 국민의힘은 ‘민생 행보’를 이어가며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김기현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서울 강서구 방신전통시장을 찾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태우 후보를 지원 사격하는 한편 추석 연휴를 앞둔 민심 청취에 나섰다. 김 대표는 시장에서 꽃게, 과일, 떡 등을 온누리상품권으로 구매하며 상인들의 민심을 살폈다. 김 대표는 시장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전통시장 상인들이 신나게 영업할 수 있고, 주민들이 전통시장에서 값싸고 좋은 물건을 공급받도록 챙겨보겠다”며 “강서구민 민심을 얻기 위한 노력을 가열차게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구자창 박성영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