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린푸 체육관. 안바울은 제19회 항저우아시안게임 유도 남자 66㎏급 경기에서 오비드 제보프(타지키스탄)를 업어치기 절반승으로 꺾고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직후 안바울은 그대로 매트 위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안바울은 평소 “힘의 원천이 수요예배”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 부상을 입었지만 부상 투혼을 보여주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대회 초반부터 기독선수들의 활약상이 눈길을 끈다. 경기 때마다 기도하는 전웅태는 24일 근대5종 남자 개인·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2관왕에 올랐다. 근대5종은 한 선수가 펜싱, 수영, 승마, 육상, 사격 경기를 모두 뛰어 만능 스포츠맨을 가리는 종목이다. ‘배영 100m’ 이주호도 동메달을 따냈다. 이은혜가 소속한 여자 탁구팀도 단체전 동메달을 확보했다.
이처럼 기독선수와 코치진이 평소 기도와 신앙의 힘으로 갈고 닦은 실력을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이들은 각오와 함께 중보기도를 부탁했고, 한국교회도 이들의 기도제목을 공유하며 중보기도에 나섰다.
한국올림픽선교회(대표회장 이장균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체육교구, 순복음강남교회(이장균 목사), 실업인선교회 등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스포츠선교단을 파송했다. 스포츠선교단은 중보기도팀을 운영, 경기 일정에 맞춰 선수와 코치진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주최 측이 제공한 명상실(Meditation Room)에서 주일예배와 기도회를 열고 기독선수들의 정신 전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요청하는 선수에게는 안수기도를 해주고 있다.
스포츠선교단은 대한민국 선수의 필승을 기대하며 기독선수가 나설 때마다 태극기를 펼쳐 들고 응원한다. 특히 패배하고 실의에 빠진 선수를 위해 함께 기도해 주면서 마음을 위로하는 사역을 벌인다.
한국올림픽선교회는 25일 기도편지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의 승리를 응원한다. 특별히 믿음의 선수들의 경기장에서 예배받으실 하나님을 찬양한다”며 “기쁨을 넘어 영광의 순간에 서는 귀하고 복된 자리가 되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또 추가적으로 함께 기도할 선수 명단을 알려 달라고 주문했다. 한국올림픽선교회 사무총장 황승택 목사는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고 최선을 다하라고 선수를 격려하고 있다”며 기독 태극전사를 위해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황 목사는 “선수생활을 하면서 교회 양육을 받기 어려운데, 선수들이 체험적으로 하나님을 만난 뒤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면 참 귀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비인기 종목 선수들은 경기 모습이 비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그들을 위해서도 기도해 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3일 한국올림픽선교회(총재 이영훈 목사)와 순복음강남교회는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을 방문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기독선수와 감독, 코치 등 50여명과 함께 ‘대한민국 선수단 필승기원 예배’를 드렸다.
다음은 한국올림픽선교회가 보내온 기독선수 명단.
△여자필드하키 강건욱 코치, 김은지 강진아 이유리 이진민 조은지 조혜진 박승애 △복싱 한순철 코치, 오연지 조세형 △유도 황희태 감독, 한희주 김하윤 김민종 안바울 원종훈 이하림 △주짓수 구본철 김희승 성기라 최희주 △사격 이보나 김수영 △레슬링 이정근 감독, 공병민 이한빛 천미란 △탁구 이은혜 안재현 △양궁 소채원(컴파운드) △기계체조 윤보은 신재환 △여자핸드볼 박조은 △농구 김종규 양홍석 라건아 김선형 △3X3농구 전병준 감독, 이다연 △수구 정병영 △수영 이주호 △육상 우상혁(높이뛰기) △배드민턴 성지현 코치, 안세영 공희용 김소영 나성승 이소희 △리듬체조 김주원 △남자축구 송민규 △여자축구 김윤지 문미라 심서영 지소연 전은하 추효주 △여자배구 이다현 △근대5종 전웅태 △사이클 신지은 △우슈 서희주
유영대 조승현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