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9년 만의 금메달 탈환에 도전하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26일 오후 6시30분(한국시간) 인도네시아와의 조별리그 D조 1차전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오른다. 이번 대회에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준우승팀 레바논은 불참했고 일본은 1.5군급이 출전했으며, 한국을 괴롭혀온 선수들도 다수 빠졌다. 다만 상대 전력 변수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선수들의 자신감과 컨디션 관리라는 시각도 있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가드 농구’로의 전환을 준비해 금메달에 도전할 계획이다. 대표팀에서 활약해온 오세근 문성곤 송교창 등이 부상 등으로 빠지면서 추 감독은 강점인 ‘포워드 농구’ 대신 새로운 전략을 세웠다고 한다. 신기성 SBS 해설위원은 “가드진에서 김선형과 허훈이 잘 이끌어야 하고, 센터에서 라건아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금메달 탈환을 목표로 내건 대표팀의 환경은 앞선 대회와 비교해 나쁘지 않은 편이다. 이번 대회에 앞서 열린 FIBA 월드컵에 힘을 쏟았던 강호들은 핵심 전력을 빼고 아시안게임에 나왔다. 골밑에서 위협적인 높이를 자랑하던 이란의 하메드 하다디(218㎝)는 은퇴했고 중국의 에이스 저우치(216㎝)도 월드컵에서 생긴 허리디스크 부상으로 결장하게 됐다. 일본 역시 월드컵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전력이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대표팀 스스로 얼마나 빨리 최정상 전력을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부상 선수 대체 전력으로 합류한 변준형의 활약, 중국의 높이에 맞서야 할 라건아의 컨디션 등이 관건이다. 농구인들 사이에선 “배구를 보면서,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는 충분히 돼 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남자배구 대표팀은 금메달을 목표로 했지만 앞서 인도 파키스탄에 패하며 61년 만에 아시안게임 ‘노메달’을 기록하게 됐다.
대표팀은 결승에 진출하기 전까지는 중국을 만나지 않는다. 그때까지 대표팀을 어렵게 할 상대로는 요르단 대만 필리핀 정도가 꼽힌다. 신 위원은 “금메달을 딸 좋은 기회인 건 맞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