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들이 올해 4분기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바이오·배터리 업종에는 파란불이 켜졌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282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4분기 BSI 전망치가 84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전 분기(91)보다 7포인트 떨어졌다. 2분기 연속 하락인 데다 낙폭이 더 커졌다. 부문별로는 내수가 90에서 84로, 수출은 94에서 83으로 내려앉았다. BSI가 100 이상이면 이번 분기보다 다음 분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정보기술(IT)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수출 회복세가 가시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한 상황이 장기화하면 물가 상승, 소비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인상이 수출 회복세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기업들 우려는 커지고 있는 형편이다.
업종별로 제약(108), 배터리를 포함한 전기장비(104) 업종은 기준치를 웃돌았다. 조선(99), 화장품(97), 자동차(92)는 근소한 차이로 부정적 전망이 긍정적 전망보다 우세했지만, 전체 산업 평균(84)을 상회했다. 이와 달리 반도체를 포함한 IT·가전(78), 철강(76), 정유·석유화학(73) 업종의 전망치는 70대로 떨어졌다. 식음료(91)도 4분기 전망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또한 올해 경영 실적은 목표에 미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현재 추세로 볼 때 연초에 세운 연간 영업이익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는지를 묻자, 59.2%가 ‘미달할 것’이라고 답했다. ‘달성할 것’이라는 응답은 38.1%, ‘초과 달성할 것’이라는 대답은 2.7%에 그쳤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고 전망하는 이유로 ‘내수 판매 부진’을 꼽은 기업(71.9%)이 가장 많았다. 이어 ‘해외시장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감소’(37.9%), ‘고금리 등 자금 조달 비용 상승’(26.0%), ‘유가·환율 변동성 심화’(22.5%), ‘원·부자재 수급 차질’(18.5%) 등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최근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며 수출이 주도하는 경기 반등이 기대되고 있지만, 중국 경제의 하방 리스크와 원자재 가격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기 회복 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