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아시안게임 대회 1일차를 맞은 24일 다소 황당한 일을 겪었다. 아시아 각국 취재진의 이동을 돕는 미디어 셔틀버스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메인미디어센터(MMC)에 진입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대회 참가자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중국 항저우 샤오샨 국제공항이나 취재진이 머무는 미디어 빌리지 숙소, 54개 경기장 등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배차 간격이 다소 길어 불편한 노선도 있지만 이동이 잦은 취재진에게는 그야말로 ‘발’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이날 미디어 빌리지를 출발한 셔틀버스는 MMC 진입을 눈앞에 두고 보안 검색대에서 멈춰 섰다. 그리고는 왔던 길을 되돌아 어디론가 향하기 시작했다. 운전대를 잡은 버스 기사는 별다른 설명 없이 한숨만 내쉬었다.
탑승 중이던 취재진이 깜짝 놀라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자 그제서야 “누군가가 버스의 창문을 열어놔서 보안검색을 다시 받으러 가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버스의 ‘창문’과 ‘보안’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걸까. 취재진들은 의아해 하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이런 보안 규정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혀를 끌끌 찼다.
결국 이 버스는 보안검색을 다시 받기 위해 취재진을 환승 정류장에 내려둔 채 떠났다. 다른 버스로 갈아탄 뒤 겨우 목적지에 도착했지만 영문을 알 수 없는 도로 통제까지 이어지면서 평소 15분이면 갈 거리에 있는 MMC까지 1시간이나 걸렸다.
그래도 직접 발로 뛰며 취재진을 돕는 친절한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이번 대회엔 3만70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경기장, 교통 시설 등에서 안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이들 덕분에 취재 도중 생긴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항저우=박구인 기자
[여기는 항저우] 셔틀버스 창문 열렸다고… MMC 진입 제재 ‘황당’
입력 2023-09-25 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