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외교위원장, 금괴 뇌물수수 기소

입력 2023-09-25 04:02
사진=AP연합뉴스

대표적 지한파 정치인인 미국 민주당 중진 밥 메넨데스 연방 상원 외교위원장 부부가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다. 그의 자택에선 뇌물로 받은 현금과 금괴가 가득했다. 한국계 앤디 김 하원의원은 “그를 물러나게 할 책임을 느낀다”며 해당 지역 상원의원 출마를 선언했다.

뉴욕 맨해튼연방지검은 22일(현지시간) 매넨데스 의원과 부인 내이딘 메넨데스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하고 현금과 금괴 등을 증거로 압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메넨데스가 자신의 직권으로 이집트에 대한 무기 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사업가에 대한 범죄수사를 방해하려 한 혐의다. 검찰은 뇌물 제공 혐의로 뉴저지의 유명 부동산 사업가인 와엘 하나와 호세 우리베, 프레드 다이베스 등 3명도 함께 기소했다.

검찰은 지난해 메넨데스 의원의 자택 옷장 등에서 현금 55만달러와 10만달러 상당의 금괴를 발견했다. 부부는 이밖에도 메르세데스 벤츠 컨버터블 승용차를 뇌물로 받았고, 주택 대출금도 사업가들에게 대납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기소 사실이 공개된 뒤 메넨데스 의원은 성명을 통해 “정당한 업무에 대해 검찰이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필 머피 뉴저지주 주지사, 빌 패스크럴, 앤디 김, 미키 셰릴 등 뉴저지주 하원의원 등은 그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지만, 그는 외교위원장직만 잠시 물러나겠다고 맞섰다.

한인 2세인 김 의원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민주당이 뉴저지 상원의원 선거에서 패하거나, 국가의 청렴성을 훼손하는 상황이 와선 안 된다”며 메넨데스 의원을 축출하기 위해 상원 당내 경선을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